“허망한 죽음, 정말 안타깝습니다…” 충격 속 애도 물결[이태원 참사]
너 나 할 것 없이 추모·애도 물결
현장에 국화꽃, 초콜릿 등 두기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도 합동 성명
‘이태원 참사’로 인해 2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죽거나 다치자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애도를 전했다. 시민단체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정부 당국에 철저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김동민(30) 씨는 “SNS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으로만 사고를 접했는데도 잠이 안 올 정도로 충격적이었다"며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트라우마로 남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 모(52·사상구) 씨는 “오늘 하루 종일 사고 소식을 듣는데 젊은이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희생돼 안타깝다”며 “주변에 사고를 당한 사람이 없는데도 심장이 계속 두근거리고 참사에 대한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학생 문 모(17·사하구) 군은 “사고 현장 옆에서 노래를 틀거나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이건 정말 아니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나라에서 압사 사고가 났을 때 시민의식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는데, 우리 스스로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014년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며 희생자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재단, 4·16연대는 30일 합동 성명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고통에 함께 애통해하며, 그분들이 원하는 수습과 지원·치유·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도록 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 유관 기관은 희생·부상·실종자에 대한 정확한 파악, 가족·친지와의 연락과 이들을 위한 안정적 지원체계 구축,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정례적 브리핑 등에 힘써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이런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습과 피해자 치유에 크나큰 장애가 초래됐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PrayFor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합니다), ‘#PrayForSouthKorea’(한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추모 게시글이 다수 게시됐다.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골목길 입구, 사고 현장과 20m가량 떨어진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30일 내내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국화꽃을 놓고 엄숙히 묵념을 하거나 초콜릿, 막대 과자, 각종 주류를 놓고 가는 방식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시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