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동학개미… 2년 만에 예탁금 50조 붕괴
약세장 탓 안전자산으로 대피
10월 평균액 49조 7178억 원
지난해부터 시작된 증시부진의 영향으로 ‘동학 개미’가 사라지며,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2년여 만에 50조 원 아래로 추락했다. 동학 개미 등 이른바 개인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증시 대신 예적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약 49조 7178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부터 일일 투자자예탁금은 48조 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달 평균액은 50조 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통한다.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0조 원 이하를 기록한 건 2020년 7월 46조 5090억 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3200대였던 지난해 8월 약 69조 4157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이후 긴축이 시작되며 하락장이 본격화하자 2022년 5월 50조 원대로 떨어졌고 결국 40조 원대로 추락하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라며 “투자자예탁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가 증가한다는 지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을 떠난 개인투자자 돈은 은행 예·적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채권 수익률도 상승하면서 안전성과 수익성 모두 매력도가 높은 채권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격히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개인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16조 650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