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
이운성 부산센텀병원 관절센터과장
무릎에서 연골은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제 역할을 하는 중요한 구조물이지만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이런 손상이 누적되면 관절염이 악화되고 통증이 심해져 결국엔 무릎을 못 쓰게 되거나, 인공치환술과 같은 큰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연골을 재생시키고자 하는 연구가 오랫동안 이루어지면서 좋은 성과를 이루었고, 최근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은 초기,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있어 무릎에 새 생명을 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은 2002년 전 축구국가대표 거스 히딩크 감독이 받은 치료인 ‘카티스템’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2014년 당시 68세이던 히딩크 감독은 무릎 관절염으로 인공치환술을 계획 하던 도중, 한국에서 카티스템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그 후 무릎 관절염 완치 판정을 받아 평소 자기가 즐겨하던 축구,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겼고, 올해 반대쪽 무릎에도 동일하게 카티스템을 이용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티스템은 태아의 탯줄에 있는 제대혈에서 연골로 분화하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뽑아서 만든 약제인데, 연골로 만들어질 씨앗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약제는 3단계의 임상시험을 거쳐 안정성과 유효성을 국가가 승인한 치료법이다.
카티스템과 같은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은 무릎 관절염 초기 혹은 중기의 환자에서, 나이나 손상된 범위의 제한 없이,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관절염의 진행을 막고 환자본인의 연골 재생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치료법이다.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은 관절 내시경을 통해 무릎 안에 깨진 연골 조각 등을 깨끗이 청소하고, 약제를 손상된 연골에 부착시키고 고정하여 연골 재생을 유도한다. 마치 농부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비닐하우스로 덮어주는 것과 같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로 간단하며, 수술 이후 바로 무릎을 굽히고 펴는 운동이 가능하며, 6주 후에는 보행이 가능하다.
다만 무릎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관절염을 가진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아니다.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치료제를 도포하여 연골세포 재생을 돕는 원리이기 때문에 재생시킬 수 있는 연골이 남아있어야 한다. 이미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진 관절염 말기의 경우라면 줄기세포 치료는 불가능하고 인공관절을 대체하여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줄기세포 무릎 재생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많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연골을 재생하는 길이 열린 것은 참으로 다행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방치만 하다가 추후에 큰 수술을 하기 보다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적극적인 치료로 관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