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남은 아시아역도선수권… 북한 선수단, 진주 찾을까
내년 5월 경남 진주시에서 개막
2024 올림픽 출전권 걸린 대회
역도 강국 북한 참가 가능성 높아
보안 강화 등 현실적 어려움도
경남 진주시에서 열릴 2023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대회 참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2023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는 내년 5월 3일부터 13일까지 11일 동안 진주시에서 개최된다. 진주시는 사상 첫 국제 스포츠대회인 만큼 대회 준비와 참가국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진주시와 2023 진주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올 7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역도연맹 총회에 참석해 대회 일정을 확정지었다. 10월 초에는 2022 바레인 마나마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진주 대회를 홍보했다.
아시아역도연맹 집행위원회에는 내년 대회에 최대한 많은 나라가 참가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아시아역도연맹 역시 내년 대회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세계·아시아역도연맹 임원들이 2박 3일 일정으로 진주를 방문했다.
모하메드 하산 자루드 세계역도연맹 회장과 압둘라 모하메드 알 자말 아시아역도연맹 부회장 등 8명은 대회장인 진주실내체육관과 모덕체육공원을 방문해 경기장과 기능실, 연습장 등을 둘러봤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아낌 없는 지원도 약속했다.
대회 성패의 관건은 참가국 수다. 아시아역도연맹에 가입한 나라는 모두 45개로, 앞선 바레인 대회에는 36개국, 4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진주시는 내년 대회에 40여 나라, 1000명의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바레인 대회와 달리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진주시와 역도연맹의 최대 관심사는 갈등 상황 속 북한의 참가 여부에 집중된다.
북한은 전통적인 역도 강국으로 선수 수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의 3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올림픽 메달 효자 종목으로 가장 먼저 역도를 꼽는데, 참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30년 사이 북한이 올림픽에 불참했던 건 코로나19 여파를 맞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이 유일하다.
진주를 찾은 모하메드 하산 자루드 세계역도연맹 회장은 만찬 자리에서 “연맹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참가를 요청했다”면서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알 자말 아시아역도연맹 부회장 역시 “내년 진주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부여되는 중요한 대회이므로 전 아시아 회원국이 참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만약 북한이 내년 대회에 참가한다면 진주시는 고민거리가 많아진다.
남북이 유일한 분단국가인데다, 최근 핵실험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 스포츠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또 대회의 위상이 달라지며 중소도시인 진주시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도 있다.
우려되는 점도 많다. 북한 선수단이 입국하는 순간부터 보안 수준이 달라진다. 대회는 물론이고 이동과 훈련, 식사, 숙박 모든 순간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사실상 진주시 자체 대회가 아닌 국가 차원의 행사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아 준비 과정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진주시역도연맹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할 경우 지자체와 연맹 힘만으로는 대회를 치러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대응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역도선수권 조직위는 내년 2월쯤 회원국에 예비 엔트리 신청서를 받을 계획이다. 북한의 참가 여부는 그때 윤곽이 드러난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