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잡힐 줄 알았는데… 전기·가스 두자릿수 상승률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 등이 크게 오르면서 10월 전국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5.7%, 부산에서는 5.4%가 각각 올랐다.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3개월 만에 전국 물가나 부산 물가의 상승률이 모두 확대됐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전국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 1년 전보다는 5.7% 올랐다. 9월(5.6%)보다는 상승률이 높았다.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의 상승이 주요 원인이다.
‘전기·가스·수도’ 항목은 23.1% 오르면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도시가스가 36.2% 올랐고, 전기료(18.6%)와 지역난방비(34.0%)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10월 전국 소비자물가 조사
3개월 만에 전국 상승률 확대
부산도 전년 동기비 5.4% ↑
도시가스 35.3% 오름폭 최대
환율 등 대내외 리스크 여전
‘채소류’ 항목도 21.6% 상승했으며 ‘석유류’도 10.7% 올라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식’도 8.9% 올랐다.
부산의 소비자물가도 9월 5.1%→10월 5.4%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부산의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도시가스(35.3%) 전기료(18.6%) 경유(23.3%) 등유(60.3%) 빵(14.3%) 배추(62.0%) 돼지고기(7.4%) 무(119.3%) 스낵과자(15.4%) 소주(12.3%) 등 생활에 필수적이거나 많이 찾는 품목들이 크게 올랐다. 이밖에 세탁료(9.7%) 국제항공료(20.0%) 국내단체여행비(26.0%) 치킨(10.9%) 생선회(외식 6.3%) 돼지갈비(외식 10.9%) 보험서비스료(14.9%) 등도 많이 상승했다.
하락한 품목은 달걀(-2.8%) 휘발유(-1.8%) 자동차보험료(-1.3%) 마스크(-6.0%) 등인데 품목도 상대적으로 작고 하락률도 크지 않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9월(4.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농산물과 석유류는 일시적 변동 폭이 크다 보니 근원물가에서 제외된다.
기획재정부는 “10월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들이 모인 협의체) 감산결정 등 상방요인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5%대 물가가 계속됐다”며 “앞으로 물가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기간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김장철 채소류 수요 확대,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리스크도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현재 나타나는 것만 보면 7월이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흐름은 지켜봐야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전세계 어느 나라나 소비자물가는 경제지표 중 최고의 관심사안이다. 특히 미국에서 물가 상승률의 정도에 따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폭을 정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있는데 회의가 끝난 후 11월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인상하고 12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한 힌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