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 미사일 NLL 이남 도발, 동맹 강화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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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이후 처음으로 영해 근처 침범
한·미·일 공조 등 대비 태세 철저히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선을 넘었다. 2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중 1발이 6·25 종전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26㎞ 우리 영해 근처에 떨어졌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어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발사한 100여 발의 포병 사격 등 6시간 36분에 걸쳐 무더기로 미사일과 포탄을 퍼부었다. 이번 도발로 울릉도 지역에는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지하 대피 시설로 대피하라”는 공습경보까지 내려졌다. 2018년 ‘군사적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우리 공군도 이에 대응해 F-15K, KF-16을 긴급출격시켜 정밀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이북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미사일에 의한 실질적 영토 침해 행위”라면서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이미 군용기 군사분계선(MDL) 위협 비행, 상선의 NLL 침범, 해상완충구역을 겨눈 방사포 사격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미군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진행하고 있고,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도 부산항에 입항해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자칫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태원 압사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진 국가애도기간에 벌어진 이번 도발에서 김정은 정권의 노림수는 명확하다. 무력 수위를 한껏 높여 남측 대응을 명분으로 NLL 무력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7차 핵실험 감행 등 전략적 도발로 가려는 명분 쌓기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처럼 NLL이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국지적 도발로 남한 사회의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및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계산된 전략이다. 만약 핵실험 징후가 현실화하면 한반도는 최악의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더 이상의 도발을 당장 멈춰야 한다. 계속된 경거망동은 김정은 정권의 파멸과 한민족의 공멸만 불러올 뿐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국제적 상황을 엄중히 자각하고, 이제라도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 북한이 대화를 포기하고, 막무가내로 군사 도발과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미·일 동맹 강화와 동북아시아의 핵무장 도미노 사태만 초래하게 된다.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의 성과물인 9·19 합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북한의 무력 도발에 핵우산 강화 협력 및 대북 확장억제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군사 대비 태세와 한·미·일의 공조도 이번 기회에 세밀히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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