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우파 블록’ 승리 네타냐후 전 총리 화려한 복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격화
극우 민족주의로 표심 쏠린 듯
총선 결과 예상보다 우세 상황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특히 그가 이끄는 우파블록은 극우 정당연합의 약진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거뒀다. 서방을 휩쓴 ‘극우 바람’이 이스라엘에도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2일 오후 6시 기준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80%가량 진행된 가운데 네타냐후의 우파블록은 전체 120석 중 65석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는 앞서 발표한 방송사 출구조사보다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출구조사에서 우파블록은 전체 과반인 6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의 우파 정당 리쿠드당 30~31석, 극우 정당연합 독실한 시오니즘당 14~15석,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 10석, 보수 유대 정치연합 토라유대주의연합 7석이 출구조사에서 예상됐다.
반면 이날 라피드 현 총리가 주도하는 '반네타냐후 연정' 참여 정당 중에서는 원내 진출을 위한 최저 득표율(3.25%)을 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62.4% 개표 기준으로 좌파 정당인 메레츠 득표율은 3.17%, 아랍계 정당인 라암은 2.47%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71.3%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로 개표가 끝나면 네타냐후 전 총리는 자신을 반대하는 연립정권으로부터 밀려난 지 1년 6개월 만에 총리직에 복귀하게 된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1996년 만 46세로 최연소 총리에 올랐으며 현재 15년 2개월의 최장기 집권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1949년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뒤 사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967년 귀국해 최정예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다. 이후 1982년 정계에 입문해 1988년 크네세트 의원이 됐다. 그간 우파 정당을 권력 기반으로 삼아왔으며 이번 총선에서도 팔레스타인·이란에 대한 초강경 대응, 레바논과의 해상 경계 획정 무효화 등을 내걸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당의 약진이 눈에 띈다. 출구조사에서 지난해 3월(6석)보다 2배 이상 많은 의석이 예상됐다. 출구조사대로 의석을 확보하면 원내 제3당 위치에 오르게 된다. 해당 정당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리브는 팔레스타인인 29명을 사살한 바루흐 골드스타인의 초상화를 집에 걸어놓는 등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으로 꼽힌다. 외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격화하면서 극우 민족주의로 표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한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