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붉은 물결’… 바이든 재선 가도 비상
경제 문제, 정권 심판론 불붙여
상원에서도 공화당 우세 전망
바이든 고향 펜실베이니아 분수령
오는 8일 열리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하원의 무난한 승리에 이어 상원에서도 근소한 격차로 민주당을 따돌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레드웨이브(공화당 바람)’가 거세다.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패할 경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가도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을 51%로 내다봤다. 반대로 민주당의 다수당 가능성은 49%로 예측했다. 현재 양당은 전체 상원 의석(100석)의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다른 선거 예측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도 상원에서 공화당이 54석, 민주당이 46석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공화당 49석, 민주당 48석, 경합 3석으로 본다.
하원은 공화당 우세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공화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19석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화당 승리 확률을 82%로 예상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공화당이 224.1석, 민주당이 210.9석으로 공화당의 무난한 승리를 전망했다.
공화당이 선거 레이스 막바지에 기세를 올린 데는 인플레이션 등 미국의 경제 문제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40여 년만의 물가 상승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일었다는 것이다. WSJ가 지난달 22~2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71%에 달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고전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불출마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책임론과 함께 빗발치는 당내 세대 교체 요구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사”라면서도 “그(재선 도전)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짐 맨리 민주당 전략가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바이든 대통령이 일찍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코리 부커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된다.
위기에 처한 민주당은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상원 격전지 수성에 총력을 기울인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으로 민주당의 우세지로 꼽혔으나, 최근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조지아는 그간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승리의 발판이 됐다. 민주당은 오는 5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당력을 총집결해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펜실베이니아가 내년 상원 주도권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