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의회 “욕지도 여객선 운항 정상화 해법 찾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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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항을 출항해 욕지도와 연화도, 우도를 경유하는 여객선. 부산일보DB 통영항을 출항해 욕지도와 연화도, 우도를 경유하는 여객선. 부산일보DB

속보=경남 통영시 욕지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이 누적된 적자에 운항 횟수를 줄이면서 섬마을 주민 불편이 가중(부산일보 11월 2일 자 11면 보도)되자 지방의회가 대안 마련에 나섰다.

통영시의회 조필규 의원은 “섬 주민의 교통권 보장을 위해 선사가 경영 악화로 운항을 중단할 경우 시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준비 중”이라고 6일 밝혔다. 현재 통영과 여객선 수요가 비슷한 전남 여수의 경우, 관련 조례를 제정해 여객선사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반면, 자칫 선사 배만 불릴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아 일부 진통도 예상된다.

조 의원은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내부 검토를 거쳐 합리적이면서 실효성 있는 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통영권역 해상여객운송사업자인 A해운은 지난달 통영항~욕지도(본섬)~연화도~우도를 경유하는 정기여객선 평일 하루 운항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오전 6시 30분 출항을 없애고 오전 9시 30분, 오후 3시 배만 남겼다. 허가권자인 마산지방해양수산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적자 누적으로 3항차 유지가 어렵다는 선사 측 주장을 받아들여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하지만 섬 주민들은 이로 인한 불편이 너무 크다며 아우성이다. 기존 3항차에선 첫 배를 타고 들어와 마지막 배로 돌아가기까지 4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병원 진료 같은 미뤄둔 일을 해결하고 장도 보기 충분한 시간이다. 반면 2항차에선 육지에 머물 시간이 2시간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객선 업계는 정부가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도입한 ‘신규 항로 공모제’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공모제 이전엔 기존 사업자가 있는 유사·중복항로에 대해선 이용 현황, 수용 능력 등을 고려해 필요성이 인정돼야 항로를 개설하고 면허를 발급했다.

반면 지금은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항로 개설을 신청해 사업자가 될 수 있다. 새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낮춰 경쟁 구도를 만들고 업계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지만 실상은 선사 간 과잉 경쟁을 부추겨 공멸 위기로 내몰고 있다.

알짜 항로의 경우, 하나의 종착지를 두고 3~4개 선사가 유사·중복 항로를 개설한다. 경남에서 가장 많은 여객선 항로가 있는 통영의 경우, 주요 관광지인 한산도(매물도)와 욕지도, 사량도에 연거푸 중복 항로를 허가하면서 대다수 선사가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조 의원은 “결과적으로 약자인 섬 주민에게 피해가 돌아오고 있다”면서 “공모제 개선과 함께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주민 동의를 받거나 최소한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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