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 공식 사과로 이어질까?
“인색하고 주저, 납득 안 간다
무한으로 책임지는 자세 필요”
야권, 진정성 담은 ‘담화’ 요구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야권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7일 연속 합동분향소를 찾거나 종교계 추도 행사에 참석했다. 대형 재난 사고라 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이 매일같이 추모의 시간을 이어간 건 이례적인 일이다. 희생자와 유족들을 향해서도 이틀 연속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 영가 추모 위령법회’ 추도사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공개 석상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은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그 어떤 말로도 그 슬픔을 대신할 말이 없다”며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저와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고 책임 소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 백석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예배’에서는 “부모님은 사랑하는 자녀를, 친구들은 소중한 벗을 하루아침에 잃었다”며 “꽃다운 청년들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은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와는 거리가 있다고 비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에 지금 진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석고대죄, 무한으로 책임지는 자세”라며 “정부와 자신의 연이은, 그리고 명백한 잘못을 놓고 왜 그토록 사과에 인색하고 주저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종교행사 추도사를 빌려 내놓은 윤 대통령의 뒤늦은 사과를 피해자와 유가족, 그리고 우리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였겠나”며 “사과의 핵심은 진정성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종교행사라는 자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과할 것이 아니라 특별 담화 등의 형태로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를 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메라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사과하는 것이 과연 더 진정성 있는 사과인가”라며 “대통령의 일련의 행보에 사과 등이 다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