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호텔 노조, 구청 앞 반대 집회
“MDM 복합건축물은 난개발 조장”

전 그랜드호텔 노동자 10여 명은 7일 오전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청은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대해 MDM플러스가 제출한 건축계획안을 즉각 반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현 기자 kksh@

부산 해운대구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추진되는 최고 44층 규모 고층 복합건물(부산일보 10월 20일 자 1면 등 보도)에 대해 그랜드호텔 전 노동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랜드호텔 전 노동자 10여 명은 7일 오전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해운대구청은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대해 MDM플러스가 제출한 복합용도건축물 건축계획안을 즉각 반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피스텔 468실을 포함한 최고 44층 높이 4개 동 복합용도건축물은 해운대 전체의 경관과 고도 조망권을 침해해 난개발을 조장할 것”이라면서 “이 건물이 계획대로 들어선다면, 관광시설을 명목으로 개발됐지만 현재까지 관광시설은 제대로 개장도 하지 않은 엘시티처럼 결국 대규모 주거단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그랜드호텔 경영진은 300명 노동자의 일방적인 퇴사를 강행했고, MDM 측은 10억 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남은 노동자들에게 청구했다”면서 “남은 노동자들은 1320일 동안 투쟁 중이지만, 해운대구청장은 한 번도 우리와 대화한 적 없이 묵묵부답이다”고 강조했다.

그랜드호텔 전 노조원들은 2019년 8월 호텔 측이 폐업 의사를 처음 밝힌 이후 “호텔 부지에 주거시설이 들어서서는 안 되고 신규 호텔 사업자가 기존 호텔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그랜드호텔 노조원은 한때 300명이 넘었지만 현재 15명만 남은 상태로, 이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을 전전하고 있다.

2019년 그랜드호텔 측은 적자 등의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고 MDM 측에 자산을 매각했다. 현재 남은 노동자들은 옛 그랜드호텔 경영진 측, MDM 측과 각각 1심 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이 옛 그랜드호텔 경영진 측에 제기한 부당 해고 소송과 MDM 측이 노조원들이 약 1년 동안 호텔을 불법 점거해서 사업이 지연됐다며 제기한 1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김옥경 전 그랜드호텔 노조위원장은 “과거 해외 유명 호텔 업체에서도 영업을 제안할 정도로 해운대의 노른자 땅이자 관광특구인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주거시설 위주의 고층 건물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소송 2건에 대해서도 대법원까지 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의 억울함을 알릴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부동산개발회사 MDM플러스는 지난달 옛 그랜드호텔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44층 규모 오피스텔 3동과 지하 8층 지상 43층 규모의 호텔·생활형숙박시설 1동 등 모두 4동에 오피스텔 468실·호텔 195실·생숙 125실로 구성된 복합용도건축물을 짓기 위한 건축심의를 해운대구청에 신청했다.

부산 해운대구 옛 그랜드호텔 부지 전경. 부산일보DB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