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도발로 한반도 전쟁터화 망상
안보협력 통해 대응 전략 마련해야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울산 인근 해상 미사일 타격 사실까지 주장하면서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무력 도발을 사실화하고 있다. 북한군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전략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지대공미사일, 초대형방사포탄 등 온갖 종류의 공격용 무기를 발사한 대남 군사작전 사실을 상세히 공개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일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 타격을 가했다”라는 우리 군이 밝히지 않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사상 초유의 도발이다.

북한이 산업시설이 밀집한 울산시 앞 공해상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순항미사일을 조준 발사했다고 주장한 건 남측을 겨냥한 핵 위협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정유사 등 한국 제조업체와 핵발전소가 집중된 울산~부산 동남권 일대를 타격 지역으로 거론하면서 한반도 전체를 핵 위협 공포로 몰아넣겠다는 공갈 협박이다. 북한의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대내외 선전용으로 보이지만, ‘남한 어디든 핵 타격이 가능하다’는 의도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리고, 한민족의 공멸을 초래하려는 도를 넘은 언동이다.

무엇보다 사실 관계와 북한의 저의 파악이 최우선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하면서도 정밀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저의는 핵 투발 수단 완성 등 국방력을 과시하면서 연쇄 도발의 책임을 한·미 연합공중훈련으로 돌리고, 남한 사회와 한·미 동맹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기만전술로 풀이된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발표한 발사 지점과 미사일 종류가 우리 군 분석과 다른 점과 관련해 한·미 정보 당국이 저고도 비행을 하는 순항미사일을 놓쳤을 가능성까지 포함해 북핵 미사일 방어 전략 및 3축 체계 등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및 방사포 폭풍 도발과 미국 B-1B 랜서 등 전략폭격기까지 동원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은 일단은 멈췄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이럴수록 북한의 기만전술에 현혹되지 말고, 더욱 냉정하게 북한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북한의 핵 확장 억제를 위해 한·미 군사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우발적 충돌 위험 관리 및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채널을 열어 놓아야 한다. 북한은 헛된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핵 위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주민의 빈곤과 정권의 멸망뿐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태로운 안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