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께 죄송… 책임 있는 사람, 책임 묻겠다”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주재
‘이태원 참사’ 사실상 대국민 사과
경찰 질타, 대대적 혁신 밝혀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 “말로 다 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직후의 중앙재난대책본부 회의를 제외하고는 첫 공식 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아들딸을 잃은 부모의 심경에 감히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신속한 보고체계에 관해 전반적인 제도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경찰 수뇌부가 미흡하게 대응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는 “초저녁부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6시 34분 첫 112신고가 들어올 정도되면 아마 거의 아비규환의 상황이 아니었겠나 싶다”면서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112신고가 안 들어와도 조치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걸 제도가 미비해서 대응 못했다고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고 경찰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것이냐”며 “저는 납득이 안 된다. 사람들이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죽겠다고 하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그걸 조치를 안 하느냐”고 되물었다.
윤 대통령은 “재난의 컨트롤타워,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 맞다. 모든 국가 위험과 사무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이것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위해서는 보고체계나 이런 것들이 신속하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