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회 ‘예산 전쟁’… 내년 부산 국비 전망 ‘기상도’는
예결위, 정부 예산안 본격 심의
엑스포 213억·가덕신공항 120억
시, 정부안에 총 8조 237억 반영
“여야 의원 힘 합쳐 총력대응해야”
국회는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돌입했다. ‘이태원 참사’ 애도 국면 직후 진행돼 야당에서는 안전 예산 확보를 이유로 증액을 요구하는 반면 정부·여당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방어전을 펼쳤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내년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여부 결정 등 부산 대개조에 중차대한 시점인 만큼 부산시 주요 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모두 발언에서 “그간 확장적으로 운영되었던 재정을 건전재정으로 전환했으며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를 지키는 버팀목이 됐다”며 “내년도 예산안은 건전재정기조하에서도 국정과제 이행,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과 우리 경제의 재도약 등 해야 할 일은 하는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민생 관련 예산을 최소 5조 원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야당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예산’ 212억 원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으며 이 밖에도 △지역사랑상품권(7050억 원) △고금리로 어려운 중소기업·소상공인·취약 차주 지원 예산(1조 2797억 원) 등을 추가로 반영할 계획이다.
‘예산 정국’ 이전에도 민주당이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하는 등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져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산시의 내년도 주요 예산에도 영향이 미칠지 긴장감이 감지된다.
부산시의 내년 예산은 현재 정부안에 총 8조 237억 원이 반영된 상태다. 이는 올해보다 1.2%(935억 원) 늘어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 개최지 결정을 앞둔 부산월드엑스포의 경우, 유치위원회 운영비와 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총 213억 원이 포함됐다. 또한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가덕신공항은 기본설계 착수금 등 총 120억 원이 반영됐다. 아울러 부울경 3개 시·도가 공동 대응 방침을 세운 ‘부울경 초광역권 발전계획 선도사업’ 19개는 총 2082억 원(〈부산일보〉 10월 4일 자 1면 보도)이 편성됐다. 이 밖에도 부산시는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300억 원)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443억 원) 등을 따낸 상태다. 부산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성권 경제부시장을 총괄단장으로 정책수석과 경제특보가 측면 지원하는 ‘국비확보 추진단’을 구성해 예산 대응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국회가 ‘냉랭 정국’인 까닭에 어느 때보다 지역 정치권의 협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그간 부산 현역들은 ‘지역 현안에 여야없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덕신공항을 비롯, 부산월드엑스포에 사분오열한 모습을 보여 왔다”며 “이번 예산 성과는 여야 한쪽의 책임론보다는 기존 현역들에 대한 평가에 가까운 만큼 힘을 합쳐 총력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8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이어 나간다. 오는 10~11일에는 경제부처 심사, 14~15일에는 비경제부처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