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아이’ 박하선 “워킹맘 연기…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제 이야기 같았죠”
“저도 초보 엄마일 때 이 작품을 만났어요.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제 이야기 같았죠.”
배우 박하선은 영화 ‘첫 번째 아이’와의 만남을 이렇게 돌아봤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워킹맘 정아를 맡아 깊은 눈빛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풀어낸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은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많이 공감됐다”고 입을 뗐다.
박하선은 앞선 드라마 ‘산후조리원’과 웹드라마 ‘며느라기’에서 ‘초보 엄마’와 ‘초보 며느리’를 곧잘 그려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운다. 엄마가 처음이라 육아도 감정 조절도 힘들고 서툰 일 투성이다. 박하선은 “엄마가 되고 나서 느꼈던 감정들이 많이 떠올랐다”며 “저도 어린아이를 두고 일을 나와야 했던 상황이라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아이를 낳아보니 출산보다 육아가 훨씬 더 힘들더라”며 “이 세상에서 육아만큼 힘든 일이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첫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같이 큰 것 같아요. 육아 경험이 제 연기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죠. ‘산후조리원’ 인터뷰 때 ‘젊은 애 엄마’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연기하시는 분이 너무 많아졌어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답니다.(웃음)”
박하선은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촬영 당시를 많이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본 지인들이 촬영할 때 힘들었겠다는 말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겹쳐 힘들었던 때라 덕분에 연기는 수월하게 했다”고 말했다. 박하선은 “심지어 당시에 아이도 병원에 한 달 정도 입원해야 했다”면서 “가지 말라는 아이를 뒤로 하고 병원에서 촬영장으로 출퇴근을 한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와 헤어짐이 많았던 시기라 숨을 못 쉴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면서 “어디에선가 진통제를 먹으면 마음이 아픈 것도 괜찮아진다는 말을 들었다. 속는 셈 치고 먹어봤더니 정말 괜찮아져서 진통제를 먹으면서 촬영했다”고 했다.
2005년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연예계에 데뷔한 박하선은 어느덧 18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열아홉 살 때부터 일을 했다”며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이 일을 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0대 때와 달라진 마음도 덧붙인다. “예전엔 한번 했던 캐릭터는 안 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안 그래요. 조금씩 다른 캐릭터라면 도전하려고 해요. 전 일을 할 때 정말 행복하거든요. 나이가 들어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