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월촌마을 “대형물류센터 건립 안 될 말”
“산단에 높은 건물, 주거환경 악화”
대책위, 이주대책 문서화 등 요구
김해 대동면 월촌마을 주민들이 마을 앞 대형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마을 앞에 조성 중인 김해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조망권 침해와 교통대란이 발생해 주거 환경이 나빠질 것이라고 성토한다. 이에 김해시는 주민 고충은 공감하면서도 “당장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혀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대동면월촌마을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8일 오전 10시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파기하거나 주민 이주대책을 문서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미 물류센터가 마을 앞 양쪽에 하나씩 2개가 들어서기로 확정됐다고 들었다. 조감도 상 물류센터 가로 길이는 210m, 높이 53m로 추정된다. 시가 처음 산단을 조성할 때 고립되지 않고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당시 동서간 균형발전을 이루고 복합자족 도시를 만들어주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런데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몇 차례 사업계획변경을 거쳐 토지 용도변경을 하고, 결국 대형물류센터 집합소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시는 주민 심정은 이해하나 해결책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제법 소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5차에 걸쳐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지난해 7월 산단 내 모든 곳에 물류센터가 들어설 수 있게 바꿨다. 허가가 난 곳은 2곳이다. 4곳에서 진행 중이며, 1곳이 추가될 수 있다. 마을이 물류센터에 둘러싸이게 돼 주민 의견이 어느 정도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사업시행사가 건축허가신청을 하면 시가 승인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물류센터가 필요하고 분양을 독려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현재 산업시설용지로는 95% 정도가 분양된 상태고 대부분 제조업체가 들어와 있다”고 해명했다.
대책위가 우려하고 있는 교통대란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통해 들은 교통영향평가 결과 4차 사업계획과 비교해 5차 사업계획이 교통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대책은 사업성이 없어 산단 계획 단계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월촌마을의 경우 마을 3만 평, 농지 3만 평을 더해 총 6만 평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150세대, 300명이 살고 있어 사업성이 없다”며 “향후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이주대책을 검토하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9일에도 오전 김해시청, 오후에 경남도청에서 집회를 열 방침이다.
한편 김해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2017년 6월 김해지역 동서 균형발전을 위해 경남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김해시·김해도시개발공사의 공동출자(51%)에 더해 민간 출자로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시행 중인 대규모 사업이다. 민간출자를 보면 49% 중 태영건설이 26.9%로 가장 많고 부산·경남 은행 각각 6%, 대저건설 2.9%, 사업관리단 8%를 차지한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