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민주당이니 의회는 공화당에 투표하길”… 머스크 또 ‘설화’
트위터 인수하자마자 정치 개입
SNS 소유자 발언으로 파장 예상
광고주들 이탈하고 주가도 하락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입’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미국 중간선거 직전 정당에 소속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 공화당 투표를 독려한 것이다.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거대 SNS플랫폼을 인수하자마자 발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머스크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된 권력은 (민주·공화당)양당의 최악의 (권력)과잉을 억제한다”면서 “따라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의 경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썼다. 또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가 (의회를)책임질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분명히 말하자면, 나 역시 무소속 유권자이고 올해 전까지 민주당에 투표한 이력도 있다. 미래에 민주당에 다시 투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1억 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트위터까지 인수한 머스크가 현실 정치에 대해 발언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장이 미국의 한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풀이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머스크가 과거 자신의 정치 성향을 온건파로 규정하면서 ‘트위터가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말을 찾아 강하게 비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트윗에 대해 “일반적으로 모든 미국인은 선거와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언급했다. 머스크의 트윗이 있던 이날 광고주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 독일 알리안츠 등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날 테슬라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5% 하락한 197.08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