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등 ‘격전지 5곳’ 상원 선거에 승패 달렸다
‘미니 대선’ 미국 중간선거 시작
하원 전체, 상원 35석 선출
하원은 공화당 우세 전망 확실시
상원 초박빙… 우편 투표 변수로
트럼프, 대권 재도전 공식화 예고
향후 2년간 미국 정치 지형을 결정짓는 중간선거가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7시(현지시간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는 선거 막바지까지 치열한 유세전이 전개됐다.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주요 외신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경합지 5곳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 선거는 9일 오후 3시(현지시간 오전 1시)에 마무리되지만, 우편투표 개표 장기화, 결선투표 가능성 등으로 인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길게는 여러 주가 걸릴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전체 하원의원 435명,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36곳의 주지사를 뽑는다. 선거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 기준 하원은 공화당 199~214석, 민주당 166~189석으로 전망돼 공화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반면 상원은 초접전 내지 공화당의 근소한 우위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원에서 격전지는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뉴햄프셔 등 5개 주다. 펜실베이니아는 7개 여론조사를 종합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서 공화당 메메트 오즈 후보가 0.1%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주에는 민주당 존 페터만 후보가 0.3%P 우위로 나오는 등 대혼전이다. 이곳은 2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조지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풋볼 선수 출신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가 현역인 민주당 래피얼 워녹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워커 후보는 낙태 금지 입장에도 불구 과거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각종 사생활 문제가 불거진 상태다. 그러나 11월 들어 그간 앞서던 워녹 의원이 워커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출마 후보 누구도 50%를 득표하지 못하면 주(州)법에 따라 결선투표(12월 6일)를 할 수 있다.
다른 경합지인 애리조나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근소한 차로 승리한 곳이다. 네바다주는 최근 공화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서 승리 가능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햄프셔는 공화당 우세지역이지만 민주당의 막판 추격이 매섭다. 이 밖에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위스콘신주 등도 상대적 박빙 지역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7일까지 전략적 행보를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합지가 아닌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을 돌며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전국위 화상 리셉션에서 “공화당이 이기면 우리가 미국인으로 갖고 있던 근본적인 권리와 자유, 일자리 등 많은 것이 위험에 빠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권 도전 선언을 시사하며 선거 직전 ‘이슈 선점’에 나섰다. 7일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11월 15일 화요일에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택)마러라고에서 매우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발언을 대권 재도전 시사로 관측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우편투표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공화당 전국선거위원회와 주 대법원이 봉투에 투표날짜를 기입하지 않은 우편투표는 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따라 수천 장의 표가 무효 처리될 예정이며, 이는 박빙 승부의 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CNN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선거 관계자를 인용해 3400표 이상의 우편투표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최소 3곳의 격전지에서 공화당이 우편투표 결과를 무효로 만들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며 “일부 주법에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이 같은 무효 시도는 사소한 실수로 유권자의 투표권을 박탈하지 않는다는 연방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