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유무 상관없이… 부산시 “한 달간 다중이용시설·축제 등 긴급 안전 점검”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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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점검반 10일부터 집중 점검
시설 300곳·행사 44건 등 대상
피난계획 등 시설 매뉴얼 재확인
주최자 없는 행사 대응책 마련도

박형준 부산시장과 시 간부 등이 지난달 31일 부산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박형준 부산시장과 시 간부 등이 지난달 31일 부산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부산시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최자 유무와 상관없이 인파가 몰리는 모든 행사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안전 관리 수준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오는 10일부터 한 달간 다중이용시설 300곳과 지역축제에 대해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시는 구·군과 합동점검반을 꾸려 대규모 인파가 몰릴 때를 대비한 이동 경로와 위험 요소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주최자가 있든 없든 모든 다중운집 행사는 안전 점검 대상이 된다. 11월 이후 부산에서 개최 예정인 다중운집 행사는 축제 8건, 마라톤대회 1건, 공연 15건, 전시·박람회 20건 등 모두 44건으로 파악됐다.


유동 인구가 많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위기 상황 매뉴얼도 재점검한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에 대비해 주요 시설의 피난 경로와 피난 계획도를 미리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종교·판매시설, 의료시설, 숙박시설 등의 다중이용시설이 대상이다. 위기상황 시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현장을 점검하고 피난 계획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한 의도다. 피난계획 부착과 재난약자 사전 파악, 재난약자 전담 직원 지정 등도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부산시 안전정책과 관계자는 “구·군과 합동으로 주최자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다중이용시설과 행사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펼쳐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안전 점검은 이태원 참사와 같이 주최자가 없는 행사도 안전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추진됐다. 주최자가 있는 행사는 관련 법에 따라 안전관리계획과 재해대처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지자체는 안전관리위원회를 열어 심의한 후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번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주최자 없는 행사의 경우 관할 지자체는 별도의 안전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 이후 ‘주최자 없는 행사’의 사각지대가 드러나면서 각 행정기관은 실정에 맞춰 자체 안전 계획을 선제적으로 수립해 나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주최자가 없는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경우 행사 성격에 맞는 담당 부서를 지정해 1차 부구청장, 2차 구청장 주재 안전대책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수 인원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구 통제·차단 조치를 하고 완충지대를 마련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대책도 내놨다. 또 밀집도 관리 차원에서 행사장 내 인파는 ㎡당 3~5명 이하 적정 인원으로 관리하고 안전과 질서유지 인력을 배치할 방침이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의 경우 부산경찰청과 정기회의에서 관리 주체 없는 다중이용 행사 현황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안전대책과 교통관리 대책, 각 기관이 공유해야 할 사항에 대한 매뉴얼 작성을 부산경찰청장에게 요구하기로 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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