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태원 참사 ‘국민 분노’ 전환용” 국힘 “비리 의혹 배후 이 대표 탄핵 먼저”
‘압수수색’ 반응
야 “민주당 흠집 내려는 정치 쇼”
여 “대장동 사건 몸통 향하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9일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자 이를 ‘정치 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태원 참사로 궁지에 몰린 윤석열 정부가 정국 전환용으로 사실상 야당 대표를 노린 검찰 수사로 보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당장 이날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진행되던 중 이재명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는 검찰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민주당 임선숙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또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국민의 분노를 정치 보복 수사로 돌리려는 정권과 검찰이 야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은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며 “당사에 별도의 (정 실장)사무실도 없고, 거기서 근무한 적도 없는 걸 알면서도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민주당을 흠집 내려는 정치 쇼”라고 설명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오후 별도의 논평을 내고 검찰이 민주당사 부속실에서 컴퓨터 5대의 로그 기록과 책상을 확인했지만 당사에는 정 실장과 관련된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고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을 고발하며 맞대응도 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강백신 부장검사를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발한다”며 “강 부장검사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에 대한 수사에서 입맛에 맞는 내용만을 뒤틀고 뒤섞어서 이를 은밀하게 공표해 야당을 압박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김 부원장이 20억 원을 요구했다” “술자리가 수백 번” 등 검찰에서 언론에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보도를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검찰 압수수색을 고리로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측근들의 각종 불법 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몸통을 향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셈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검찰의 수사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향해간다”며 “민주당에 요청한다.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힘쓰지 마시고 민생에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당당하게 검찰의 법 집행에 협조하라”며 “정당한 법 집행에 있어서 그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대장동 저수지’에 빌붙어 이익공동체를 형성하고 수백억 원대의 자금을 유용해 정치인 이재명의 비밀금고를 만들고자 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과 유흥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대장동 형제들’이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위해 조성하고 사용했는지 그 실체가 이제 곧 밝혀질 것”이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 대장동 이익공동체를 위한 방패막이로 휘둘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비리 의혹의 배후인 이재명 대표 탄핵부터 먼저 해야 한다”며 “이태원 사고를 정쟁용 호재로 삼아 국정조사니, 특검이니 떠들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할 생각이셨겠지만, ‘대장동 비리 게이트’의 진범이 누구인지 절대다수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나와 “결국 하나하나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 한 발짝씩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곧 전모가 다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