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규제혁신과제 발표
연내 전용 주파수 사업자 모집
UWB 휴대형 기기 사용 허용
주파수 공급 절차도 간소화
“내년 중 법령 개정 완료 계획”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인천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관계부처 장관과 경제단체장,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해 열린 제2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다음 달부터 플러그 연결이 필요 없는 전기차 무선 충전 방식이 도입된다. 또 스마트폰에서도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초광대역 무선 기술(UWB) 휴대형 기기 사용도 허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인천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열린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산업 활력 제고 규제혁신 과제 12개를 발표했다.

낡은 규제 때문에 치열한 글로벌 디지털 기술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정보통신공사협회 등 업계와 지자체로부터 건의받아 선정한 과제들이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고시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은 내년 중에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우선 충전할 때 플러그 연결이나 카드 태깅이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보급의 핵심으로 꼽히는 무선 충전 기술을 상용화한다. 무선 충전을 하려면 활성화 주파수가 필요한 만큼 연말까지 전용 주파수(85KHz) 사업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스마트 도어락 작동, 분실물 탐색 등 사물 인터넷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저전력·초정밀 초광대역 무선 기술(UWB) 휴대형 기기 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다. UWB 기기는 세계적으로 사용 기기가 지난해 3억1700만 개에서 2030년 18억 개로 사용이 폭증한 상태다. 스마트폰 연동 비중이 6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항공기·선박 등과 주파수 혼선·간섭 우려로 대역폭 500MHz 초과 기술은 휴대전화 기기 사용이 제한돼 왔다. 앞으로는 주파수 혼·간섭 우려가 있는 장소에 진입할 때 기능이 자동 차단되는 휴대용 기기에는 이 기능이 탑재된다.

정부는 반도체 제조시설에서는 전파 이용 장비마다 검사를 따로 받던 것을 건물 단위 검사로 절차를 간소화한다. 소요 시간이 현행 7일에서 1일로 단축되고, 검사 때마다 공정을 중단했던 불편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는 이동통신사가 아니어도 토지나 건물 단위로 직접 5G망을 깔아 ‘이음 5G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주파수 공급 절차를 지금보다 간소화한다. 로봇과 지능형 CCTV 등 이음 5G와 연결되는 단말기라면 스마트폰처럼 무선국 허가 절차를 없앤다. 과기정통부는 “이 조치를 통해 2030년까지 5G 특화망 1000 곳이 구축되고 3조 원의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규제 개선을 위한 각종 법령 개정을 늦어도 내년 중 모두 마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이음 5G 활성화, 광케이블 구축 촉진 등을 이행하면 3조 2500억 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산업 규제를 과감하고 신속히 혁파해 산업 현장 활력을 높이고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