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7차 유행 본격화, 겨울 방역 만전 기하라
12월 하루에 최대 20만 명 확진 우려
경각심 재무장하고 백신 접종 나서야
코로나19 방역 전선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면서 겨울철 대유행의 징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9일 열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올겨울 7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의 본격화를 공식 선언하며 내세운 근거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세로 전환한 데다 병상 가동률이 4주째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전국 위중증 환자는 336명으로 일주일 가까이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사망자는 전날의 2배 수준인 50명으로 증가했다.
중대본 관계자는 “7차 유행이라고 불러도 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유행이 맞다는 것에 대한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과 지난해 모두 12월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이 없었는데도 대유행 사태를 겪었던 사실로 미뤄 올해 역시 겨울철 재유행이 걱정된다는 전망이 이미 나온 바 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7차 유행으로 이어진 것은 장기간 방역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정부 방역 조치가 완화돼 국민의 경각심이 떨어진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 바람에 9일 현재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99명 늘어난 6만 2472명으로 이틀째 6만 명을 넘어서며 확연한 급등세를 보인다. 온 국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 분명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다음 달 들어 하루 최대 2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중대본의 예측이다. 하루 최대 확진자 18만 명을 기록한 지난여름 유행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현 방역·의료 체계로 백신 접종과 치료제 처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매우 저조해 대유행 예방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접종률과 예약률은 각각 3%, 4%이며 취약계층인 60세 이상 고령층 접종률 9%,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접종률 6.9%로 모두 한 자릿수에 불과해 접종 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
당초 11~12월 예정된 상당수 대형 축제가 이태원 참사로 취소됐지만, 여전히 수많은 행사가 안전대책을 강화하거나 규모를 줄여 열리고 있다. 오는 17일 대입 수능이 치러지고 연말연시 모임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과 치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집단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부산도 9일 오후 기준 1283명이 신규 확진돼 일주일 전보다 200여 명이 증가하는 등 방역 강화가 시급한 상태다. 정부와 지자체, 국민 모두 다시 빠짝 긴장해 방역의 고삐를 죌 때다. 코로나19는 방심을 틈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다는 진실을 그동안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