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파월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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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재 신한투자증권 동래금융센터 부지점장

올해를 되돌아보면 떠오르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그 중 필자는 ‘가스라이팅’ 을 뉴스, 예능 등에서 처음 접했다. 상대방의 정신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굉장히 교묘한 심리적 압박 기술이라는 의미이다. 요즘 시장은 파월 의장의 코멘트에 따라서 변동성이 발생하고, 그의 입을 매번 주목하게 된다. 필자는 그것을 ‘파월라이팅’ 이라고 부르고 있다. 기존에는 주식, 펀드 투자자들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일반 시민들도 미국 정책 이벤트를 챙겨보기 때문이다. 그가 금리와 경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실질적 일상 생활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파월은 어떤 사람일까? 파월은 특이하게도 경제학 학위가 없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지만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여 1979년에는 변호사가 되었다. 학문적으로는 기존 의장들과 차별화된 이력을 가진 연준 의장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5년 뒤 투자은행 업계로 진출해 M&A 업무를 담당한 뒤로 금융시장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변화한다. 경제학을 전공한 역대 어느 연준 의장보다 현장 흐름에 가까이 있었고, 실용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ㄸ문에 그는 저금리를 선호하는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데, 최근의 금리인상 폭과 속도는 그의 가치관과는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필자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 현장 위주의 연준 의장이 과연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다. 고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 3대 사모펀드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는 파월이라면 지금의 현장 분위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긴축을 멈추거나 완화시키고 싶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하반기에는 경기 안도국면 진입을 원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미국 금리는 정치적인 부분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파월이 평소 가치관과는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며 그의 가치관 또한 변했을 수도 있다.

2020년 보도 기사에 따르면 파월은 1940년대 이후 가장 돈이 많은 의장이다. 그 당시 700억 원 대로 알려진 그의 자산이 지금은 어느 수준일지 궁금하다. 그는 자산을 지키고 싶어서라도 경기침체 우려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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