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부산항 널리 홍보한 BI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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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미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영업본부장

국제 해운·항만·물류 행사 잘 치러져
참석자들 신항 시설 살펴본 뒤 감탄
항만 기술·국내 기업 해외 진출 기대
부두 운영사들, 시장 변화 대비해야

세계 7위의 컨테이너 물동량과 세계 2위의 환적 화물을 처리하는 글로벌 허브 항만을 가진 부산은 국제 해운·항만 행사가 많이 열린다. 매년 11월 부산항만공사(BPA)가 주최하는 BIPC(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는 세계 해운·항만 관계자들이 모여 한 해를 돌아보고 향후 업계 변화를 전망하는 뜻깊은 행사다. 올해 제10회 BIPC가 이달 4일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항만의 현재와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 행사는 2020년과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비대면 온라인 행사로 열렸지만, 올해는 오프라인 참석 규모가 크게 확대돼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초청 연사들을 비롯, 400여 명의 국내외 해운·항만·물류 전문가와 종사자들이 참석해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남긴 교훈과 관련 산업의 과제에 대해 진지한 발표와 논의를 진행해 고무적이었다.


특히 BIPC 하루 전날 초청 연사와 전문가들에게 부산 신항 1부두와 6부두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들은 BPA가 1차 구축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과 신항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원격 조종 안벽 크레인의 운영 상황을 시찰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 실제와 동일한 환경을 구성해 다양한 외부 조건 변화에 따른 결과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본 뒤 의사 결정을 지원하거나 필요시 신속한 사전 대책을 수립하는 시스템이다. 신규 자동화 터미널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이라크항만공사 관계자의 경우 수평 야드 레이아웃 자동화 터미널과 수직 야드 레이아웃 자동화 터미널이 동시에 운영되는 부산항을 살펴보면서 시설의 장단점을 질문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싱가포르항과 미국 롱비치·시애틀항, 독일 함부르크항 등 해외 선진 항만 관계자들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신항 자동화 터미널을 개장하고 운영의 안정화를 이뤄 낸 부산항에 찬사와 격려를 보냈다. 이들은 하루 24시간 운영되고 휴일에도 가동되고 있는 부산항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항을 중심으로 다양한 혁신과 실험이 추진되고 있는 부산항을 벤치마킹해 현지에 적합한 자동화 터미널 개발을 진행하겠다는 외국 해운·항만·물류 관계자들이 많았다. 부산항 운영 노하우와 관련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수출되고 국내 관련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BIPC에서 제기된 것처럼 글로벌 해운·물류 환경은 코로나 엔데믹이라는 새로운 틀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팬데믹에 힘입어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던 선사들은 최근 폭락하는 운임에 따른 수익 구조 변화에 대응할 새 경영 전략이 필요해졌다. 이 때문에 선사들을 고객으로 하는 항만과 터미널 운영사들 역시 변화된 환경과 선사의 새로운 요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북항과 신항으로 나뉜 부산항의 터미널 운영사들은 선사들이 가진 물동량을 자기 부두에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다. 그런데 전체 부산항의 지속 성장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각 터미널 운영사들이 BPA를 중심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 터미널이 계약한 선사의 모선을 선석이나 야드의 정체 현상 때문에 신속히 처리할 수 없을 때 가용한 옆 터미널로 보내는 방법(전배·Over flow)으로 선사들이 부산항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게 좋은 사례다.

현재 부산항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오는 16일 북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1번 선석) 운영사 선정 입찰이 마감돼 다음 날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다. 2024년 1월 업무를 개시할 운영사로 어느 업체가 선정되느냐에 따라 선사들의 향후 부산항 이용 계획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아무쪼록 선사들이 부산항을 모항이나 주요 환적항으로 충분히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부산항 각 터미널 운영사들은 선사들과 업계의 변화를 반영해 지속 성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비용과 운영 효율성 개선 방안도 마련해 항만 경쟁력을 높이기 바란다.

이번 BIPC는 사전에 부산 시민을 대상으로 바다와 관련된 사진 공모전을 실시해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에게 부산 바다와 항만의 다채롭고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BPA가 10년 동안 행사를 개최하면서 쌓은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내년도 행사에 더 많은 국내외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석하도록 잘 준비하기를 희망한다. BIPC가 세계 해운·항만·물류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주도하며 상생에 기여하는 굴지의 국제 행사로 성장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한국 수출입을 책임진 부산항의 무궁한 발전과 신항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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