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극적 합류 이강인… ‘축구 천재’ 증명만 남았다
월드컵 태극전사 26명 최종 확정
깜짝 발탁 없어…이, 생애 첫 출전
ESPN, 아시아 유망주 5인에 선정
벤투 감독, 활용 방안엔 말 아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할 태극전사 26명이 최종 확정됐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은 안면 골절 부상을 딛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끈다. ‘축구 천재’ 이강인(21·RCD마요르카)은 생애 첫 월드컵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2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컨벤션홀에서 카타르 월드컵 출전 선수 26명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은 부상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예비 선수로 오현규(수원삼성)를 포함했다. 최종 명단에는 대체로 앞선 평가전과 최종 예선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깜짝 발탁’은 없었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를 위한 주축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미드필더에는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주전 선수로 활약한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05), 황인범(올림피아코스FC),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 권창훈(김천 상무)이 모두 카타르행을 결정지었다. 국내파 중에는 백승호(전북 현대)와 나상호(FC서울), 송민규(전북 현대),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이강인은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강인은 앞서 9월 열린 두 차례 A매치에서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지만,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해 최종 발탁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였다.
벤투 감독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발탁에 대해 “이강인의 장점은 기술이 좋다는 것이다”며 “예전에 비해 발전이 있어서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강인을 언제 활용할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며 “경기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이강인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강인이 벤투호에 승선하자,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주목할 만한 아시아 유망주 5인에 이강인을 선정했다. ESPN은 “이강인은 ‘축구 신동’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벤투 감독이 더는 이강인을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최종 명단 발탁으로 증명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수비에는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 김문환(전북), 윤종규(서울), 김태환(울산), 김진수(전북), 홍철(대구FC)이 나선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와 김영권을 중앙 수비수로 배치하고, 김진수와 김태환은 각각 좌우 풀백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인 조규성(전북)이 나선다. 벤투 감독은 11일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최종 평가전(1-0 승)에서 도움을 기록한 조규성의 활발한 움직임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으로 최근 소속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황의조가 월드컵에서 예전의 폭발력을 되찾길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골키퍼에는 ‘붙박이 수문장’ 김승규(알샤바브)와 조현우(울산), 송범근(전북)이 장갑을 낀다.
벤투 감독은 “이젠 걱정은 내려놓고 즐길 시간”이라며 “프로답게 겸허한 자세로 가장 큰 국가대항전을 즐기는 것이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