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태원 참사’ 용산서 전 정보과장 첫 피의자 소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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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우려 보고서’ 삭제 혐의
행안부 상황실장·서울시 과장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서울청 정보부장도 소환 예정

핼러윈 기간 위험분석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 모 경정이 15일 오후 조사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기간 위험분석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 모 경정이 15일 오후 조사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이후 첫 피의자 소환조사를 시작했다. 여기에 특수본이 처음으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간부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참사 관련 수사가 경찰·소방·구청 이외 행정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수본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김 모(51) 전 공공안녕정보외사과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경정은 이태원 참사 사흘 전 대규모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정보 보고서를 참사 발생 이후 삭제하도록 지시·회유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 A 씨가 지난 1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특수본은 A 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특수본은 보고서 삭제 과정을 두고 작성한 정보관과 김 경정 등의 진술이 엇갈려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용산서 정보과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특수본에 출석한 김 경정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민(55)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도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환될 예정이다. 앞서 박 부장을 감찰한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특수본에 박 부장을 수사해달라고 의뢰했다. 입건 여부는 소환 조사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은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가입된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 14일 자로 박 부장은 대기발령 조처된 상태다.

특수본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피의자를 소환 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사 발생 나흘째인 지난 1일 출범한 특수본은 2주 동안 김 경정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이날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중앙재난상황실은 재난 사고 발생 시 경찰과 소방으로부터 접수한 내용을 각 기관에 전파하는 등 위기상황을 종합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소환 조사는 행안부의 참사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행안부에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 재난 주무 부처 총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장관도 직무유기 혐의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를 겨냥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시 안전총괄실 안전총괄과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참사 전후 서울시의 안전 관리 등 대응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한편 특수본은 이들 외에 용산경찰서 112상황실과 용산구청,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소속 직원들도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이태원역장도 조만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오후부터 승객이 밀집했는데도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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