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특회계 예산 사실상 2조 7000억 원 감소”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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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 세부분석
“지자체에 부담 전가” 비판
부처편성사업 편중도 문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실현 운동을 전개해 온 전국 단체들이 지난 16일 부산시청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지지하고 앞으로 연대해 나가겠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방분권전국회의 제공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실현 운동을 전개해 온 전국 단체들이 지난 16일 부산시청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지지하고 앞으로 연대해 나가겠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방분권전국회의 제공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정부가 내년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이하 균특회계) 예산을 편성하면서 “1조 8000억 원 증액이 이루어졌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타(他)회계·기금 이관에 따른 착시현상·부풀리기로, 내년도 균특회계 예산 규모는 실제 2조 7000억 원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2023년 균특회계 예산안 편성지침을 변경하면서 ‘포괄보조사업 확충을 위해 15개 사업을 이관(타 회계·기금→균특자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2023년도 균특회계 예산안은 12조 7000억 원으로, 2단계 재정분권에 따른 지방이양에도 불구하고 올해(10조 9000억 원) 대비 16.6%(1조 8000억 원) 증가한 규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살림연구소는 17일 ‘2023년도 균특회계 예산안 세부 분석’ 자료에서 “정부의 내년도 균특회계 예산 규모는 실제 2조 7000억 원이 감소했다”며 “정부의 발표는 1조 8000억 원 증액이 이루어졌다고 하나, 실제는 타(他)회계·기금에 의한 증가로, 이 부분을 제외한 실제 증감액은 -2조 7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사화복지사업의 균특회계 이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구소는 “보건복지부 소관 균특회계 이관 사업의 대부분은 균특회계 설치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으며, 단지 정부 지출을 감소시키고,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23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 기금 등에서 균특회계로 이관된 보건복지부 소관 사회복지사업은 15개에 달한다. 15개를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 자율편성이 가능한 ‘지역자율계정’ 사업은 ‘다함께 돌봄센터 지원(자율) 등 3개이며, 부처가 직접 편성하는 ‘지역지원계정’ 사업은 ‘다함께 돌봄센터 사업’, ‘지역아동센터 지원’,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 ‘노인맞춤돌봄 서비스’, ‘독거노인·중증장애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등 12개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보건복지부 2023년 균특회계 이관사업’ 15개는 사업비로는 총 1조 2936억 원으로, 지역자율계정이 2632억 원, 지역지원계정이 1조 30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균특회계 예산안 편성 지침 및 체계.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2023년 균특회계 예산안 편성 지침 및 체계.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균특회계 사업이 지자체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부처편성사업에 편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23년 균특회계로 이관된 사업 가운데 부처가 직접 편성하는 ‘지역지원계정’ 예산은 3조 9619억 원인데 반해 포괄보조금적 성격으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지역자율계정’ 예산은 고작 5593억 원에 불과했다. 지역자율계정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무조건적 성격의 보조금인 반면에 지역지원계정은 중앙 정부부처가 편성하는 일반보조금 성격이다.

연구소는 “정부가 타 회계·기금에서 균특회계로 이관한 사업의 경우 지자체의 정책적 판단과 재정 여건에 따라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당 지자체의 상황에 따라 예산 규모를 줄일 경우 복지사업 등에서 수혜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균특회계의 규모를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지역역아동센터 운영비 지원’, ‘의료·분만 취약지 지원 사업’ 등 전국적이고 보편적인 국가 사무의 성격을 띠는 복지사업을 균특회계로 이관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재정부담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전시키는 것으로, 균특회계 설치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균특회계로의 이관은 재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또 보편적 복지사무는 기존의 일반회계 사무로 복원하고, 균특회계로 이관되는 사무의 경우 지역의 자율성이 최대한 확보되는 지역자율계정으로 재편성하는 것이 균특회계의 목적과 원리에 부합한다고 제언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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