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아 지원 조례’ 송정동 주민에겐 ‘무용지물’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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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 악화 최대 피해지역
기장군만 혜택… 박탈감 호소
환경 개선 등 상생안 검토해야

주말마다 많은 나들이 차량들로 교통 체증을 겪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아울렛 앞 도로. 부산일보DB 주말마다 많은 나들이 차량들로 교통 체증을 겪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롯데아울렛 앞 도로. 부산일보DB

주말마다 상습적인 교통 체증을 겪는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 주민을 지원하는 조례가 제정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조례에 따른 주민 지원 사업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피해가 가장 큰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들은 기장군민에 비해서도 혜택이 없다고 호소한다.

지난해 12월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부산광역시 관광단지 주변지역 지원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 조례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대에 주말마다 이용객들이 몰리며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반복되자 관광단지로 인해 피해받는 인근 주민을 위한 지원 조례로는 전국 최초로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사업, 교통 환경 개선 사업 등의 지원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조례 제정 11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주민 지원 사업은 전무한 상태다. 심지어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심의하는 부산시 관광단지 주변지역 지원 위원회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일대 교통 체증은 올 3월 핵심 집객 시설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하면서 더 심각해졌다. 34개 시설 중 현재 40% 정도인 14곳만 운영 중이라, 공사 중인 나머지 시설들이 개장하면 교통체증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교통 체증의 최대 피해자는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들이다. 송정동 인근인 송정어귀삼거리부터 동해선 오시리아역 부근까지 약 3.5km 구간 정체가 가장 심각하다. 송정동 개발위원회 최대현 사무국장은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주말 교통 체증이 갈수록 더 심각한데 정작 송정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지원이 없다"면서 "주민들은 최소한 문화회관이나 복지관 등의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있는 일부 혜택은 기장군민에게 집중돼 송정동 주민들은 더더욱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현재 기장군 주민만 롯데월드 종합이용권 20% 상시 할인 혜택을 받는다. 올 3월부터 주말마다 진행되는 지역 소상공인 플리마켓 참여 업체 380곳 중 정작 해운대구 업체는 15곳에 불과하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고용 인원도 대부분 기장군 주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말숙 부산시의원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고용 인원은 올해 6월 기준 3600여 명이지만 대부분 기장 사람들”이라면서 "부산시는 교통환경 개선 방안과 함께 입장료 할인 등을 주변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주민들이 체감하는 지역 상생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도시공사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완전 개장을 앞두고 내년 초 예산 약 2억 원을 들여 가칭 ‘오시리아 관광단지 운영 실행방안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도시공사 측은 이 용역에 주변지역 지원을 위한 지역 상생안 등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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