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두 도시를 잇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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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문학평론가

2021년 12월 동해선은 부산과 울산을 잇는 복선 전철로 개통되었다. 2016년에 부전역~일광역 노선이 먼저 개통된 후, 2021년에 일광역~태화광역이 추가 개통되면서, 두 도시는 광역 전철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도시는 다시금 이어졌고, 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한결 밀착될 수 있었다.

두 도시를 잇는 동해선의 개통은 2021년이 처음은 아니었다. 사실 두 도시는 오래전부터 서로를 필요로 했지만 주로 배를 통해 소통하는 불편을 감수하던 어느 날, 두 도시를 잇는 동해남부선 철도가 개통되었다. 그 시점은 1935년 12월 16일이었다. 그러니까 최초 개통 시점으로부터 거의 86년이 되는 시점에 다시 동해선(광역 전철)이 개통된 셈이었다. 이렇게 세월의 무게를 되짚어 보면, 동해선의 재개통은 감격스러울 정도로 깊은 두 도시의 인연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부산·울산 동해선 복선 재개통

두 도시 거주민 마음 밀착시켜

 

메가시티 합의했지만 시행 난항

“편협한 이익이나 경제 논리보다

전체 주민 누릴 공익 우선해야”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일찍부터 울산은 중요한 도시였다. 울산은 신라 서라벌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해항이었고, 조선 시대에는 병영이 마련된 군사 요충지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중공업 도시로의 변혁을 도모하는 계획이 수립되었고, 어업의 전진기지로도 그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정받은 바 있었다. 하지만 부산과 울산을 잇는 물길에 비해 철길은 그 개통이 더뎠고, 그만큼 두 도시의 왕래는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았다.

부산과 울산을 잇는 철도가 다시 개통하면서 두 도시가 정말 가까운 도시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두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이 이미 상당하다는 사실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놀라움에 비해 아직은 미흡한 점도 적지 않아 보인다. 운행 간격은 30여 분에 달했고, 운행 전동차 수는 생각보다 적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대규모로 타고 내리는 시간대의 혼잡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더 큰 어려움은 따로 있는 듯했다. 부산·울산·경남은 이른바 ‘메가시티’ 건설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였지만, 최근 그 진행이 난항을 겪으면서 실제적인 사업 시행에 어려움이 파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전철과 마음은 이어질 수 있었지만, 지역 이기주의는 주민의 편의와 도시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반드시 대규모 도시화만이 해답은 아니겠지만, 부산과 울산을 잇는 광역 전철처럼 경남을 포함한 부산·울산 지역 주민들 사이에 더 원활한 왕래와 교류가 증진될 수 있다면, 이를 위해 해당 지역의 이익을 접어두어야 하지 않나 싶다.

모든 사업은 다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도권의 복잡했던 전철망은 광역 철도망과 결합하면서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과 교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만 경계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움직여야 하는 이들에게는 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정책의 효율성을 비전문가가 일일이 따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편중으로 상대적인 소외를 유발하는 정책이나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거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실수는, 오래전부터 두 도시(나아가서 경남 일대)를 잇고자 했던 염원을 다시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동해선 개통 전에는 두 도시를 잇는 철도가 낭비라는 시각도 존재했고, 이미 존재하는 도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견도 무성했다. 하지만 철도는 생각보다 주민들에게 요긴했고, 차량 운행과 거리가 있는 이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 지난 1년의 시간과 경험은 각 도시만의 편협한 이익이나 함부로 계산된 경제성보다, 지역을 아우르는 전체 거주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익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켰다. 정책 담당자나 시정 운영자는 이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소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것이 철도든, 정책이든, 마음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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