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차 산업혁명 시대, 자기 알기를 토대로 지성으로 나아가야”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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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 부구욱 총장

제21회 건학이념 학술대회 기조강연
BTS 사례 들어 대중에게 쉽게 전달
“인공지능 로봇 지배 가능성 대비해야”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21일 와이즈유 영산대 해운대캠퍼스에서 열린 ‘제21회 건학이념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21일 와이즈유 영산대 해운대캠퍼스에서 열린 ‘제21회 건학이념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위기는 가공할 학습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통제하는 것과 자신을 사랑하는 것(love yourself)을 시대정신으로 삼아 ‘지성(nous)’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21일 와이즈유 영산대학교 해운대캠퍼스에서 열린 ‘제21회 건학이념 학술대회’의 기조강연에 나선 부구욱 총장의 말이다. 영산대는 건학이념인 원융무애와 홍익인간을 깊게 탐구해 교육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매년 이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부 총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시대정신’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에서 부 총장은 “인간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모든 데이터를 기계 학습하는 인공지능을 앞설 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학교육은 미래사회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 진보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한 인간사회 지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에 의한 잠재적 위기 극복방안으로는 플라톤 철학의 ‘지성’을 꼽았다. 부 총장은 “인공지능은 ‘이성(logos)’의 산물이라서 인간과 달리 지성의 영역에 접근할 수 없다”며 “따라서 인공지능을 통제하려면 진리탐구의 결과로 얻어지는 지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 총장은 진리탐구의 방법도 소개하며 “소크라테스가 말한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아는 것(不知의 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인식하는 데 최근 뇌 과학 연구 성과도 도움이 된다”며 “연구결과 인간은 감각세포에서 전달받은 신호를 두개골 내 특정부위에서 판단함으로써 사물을 간접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뇌 과학의 연구결과,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는 공히 진리탐구의 시작점으로 ‘자신 알기’를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대정신이란 인간이 인공지능의 우위에서, 일상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통제하는 것”이라며 “이때 필요한 것이 지성이며, 자신 알기를 토대로 지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 알기의 대중적 방법으로 BTS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부 총장은 “BTS는 그들의 앨범 러브유어셀프(Love Yourself)의 기승전결 구조를 거쳐 마침내 ‘자신 사랑하기’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중요한 메시지가 대중음악을 통해 인종, 계급, 교육수준, 국적, 나이를 막론하고 세계인에게 인기를 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 사랑하기가 자신 알기로 이어지고, 그것이 지성으로 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부 총장은 대학교육에 대해 “대학이 다시 지성의 전당임을 회복하고, 지성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서, 인류사회를 지성 중심으로 선도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학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건학이념 학술대회는 부 총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성균관대 이기동 명예교수의 ‘홍익인간과 ESG경영’, 영산대 화쟁연구소 박태원 소장의 ‘원효의 원융과 무애’, 고려대 양형진 교수의 ‘양자역학의 이중성과 스핀으로 보는 무와 공’ 등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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