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보다 낮은 모니터, 당장 끌어올려라
PC·스마트폰 사용으로 경추 변형
근골격 전반 무리 주는 거북목 급증
근육통 방치하면 디스크 위험 증가
시간당 5~10분 스트레칭 예방 도움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두통, 어깨 결림, 뒷골 당김 등 다양한 증상을 달고 산다. 이중 목통증은 인구의 60%가 한 번은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이다. 성인의 머리 무게는 4.5~6kg에 달하는데, 목은 대략 작은 볼링공 하나를 평생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PC로 업무를 보거나 침대에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등 목뼈에 무리를 주는 자세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목통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목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그저 좀 뻐근하다 싶은 가벼운 불편함에서부터 목을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한 형태와 강도로 나타난다. 하루 이틀 그러다 말겠지 하면서 진통제로 버티다 병을 키워서 잠을 못 잘 만큼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북목·일자목이 목통증 주범
정상적인 목뼈는 앞쪽을 향해 ‘C’자 곡선을 띠는데 잘못된 자세로 인해 경추가 변형돼 목과 어깨, 척추 등 근골격계 전반에 무리를 주는 대표적인 증상이 ‘일자목’과 ‘거북목’ 증후군이다.
일자목은 옆에서 봤을 때 알파벳 C처럼 후방으로 오목한 형태를 가져야 하는 경추 곡선이 일자로 되거나 반대 방향으로 된 상태를 말한다. 겉으로 봐서는 정상처럼 보이더라도 영상을 찍어보면 일자목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거북목은 머리의 위치가 몸통에 비해 앞으로 나와 있으면 진단된다. 보통 굽은 등, 라운드 숄더(굽은 어깨) 등과 동반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목 주변 근육이 긴장되어 솟아올라 실제 거북이가 목을 뺀 상태처럼 보인다.
거북목이나 일자목은 정상적인 자세의 사람보다 목에 3~4배의 부하를 준다. 경추 부위의 과도한 부담은 경추 디스크에 많은 압력을 유발해 디스크의 빠른 퇴화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일자목이나 거북목을 방치하면 이른 나이에도 목 디스크탈출증이나 파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경추 후관절에도 문제를 일으켜 목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상체의 다양한 부위에 연관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복적인 경추 후관절 손상은 골관절염을 유발하기도 하고, 경추의 지속적인 부담과 자극은 경추뼈 자체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뼈가 변형이 오면 주위의 신경, 인대, 근육 등 다양한 조직들을 자극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팔도마취통증의학과의원 김운성 원장은 “환자들 중에는 머리에 쌀 한 포대를 얹고 지내는 느낌이라고 할 정도로 항상 피곤하고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고, 목이 뻐근하다가 좀 있으면 머리까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며 “목 주변 근육이 굳으면 머리와 얼굴로 가는 근육을 잡아당기면서 종종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는 것인데 그대로 두면 만성적인 목 기능장애를 유발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저작근이나 호흡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약물요법·물리치료로 증상 완화
목에서 발생한 통증은 휴식이나 냉찜질, 자세의 교정으로 경감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운동과 자세교정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목디스크나 경추의 다른 질환이 없는지 전문적인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하다.
병원을 방문하면 우선 일자목 및 다른 목 질환의 동반 유무를 엑스레이와 정밀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환자의 직업, 특정 운동 여부, 만성피로 및 목의 강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 유무 등을 확인하게 된다.
목통증 개선을 위해서는 근이완제나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요법, 신경주사요법 등이 주로 활용되고, 보존적 치료로는 견인 치료, 전기 자극 치료, 표재성 온열 치료, 심부성 온열 치료, 관절가동기법, 탄성밴드(Thera-band)운동, 슬링운동, 도수치료 등 특수물리치료가 있다. 이러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비침습적 시술 및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김운성 원장은 “가끔 숨어있는 질환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척추 신경이 눌려졌다거나 암, 뇌막염, 감염성 질환 등은 급히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팔과 손의 방사통, 감각 이상, 저림, 힘이 떨어지거나 오한과 발열이 나타날 경우 이 같은 문제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니터는 눈보다 조금 높게
경추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없을수록 잘 생기지만 책상 오랜 시간 앉아있는 학생이나 사무직 근로자에게서 많이 발생된다. 특히 컴퓨터 작업과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이 장시간 지속되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한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경우, 주위 근육의 문제가 동반된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목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매일 아침 간단한 2~3분 정도의 스트레칭을 하면 자세의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모니터 앞에서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보낸다면 모니터 높이를 체크해 봐야 한다.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낮아서 내려다보고 있다면 당장 눈높이까지 올려야 한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팔꿈치가 90도를 유지하면서 양팔이 바닥과 수평이 된 자세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 사무실 의자는 머리 받침이 있는 것이 좋다. 한 시간에 한 번씩 5~10분 정도 서 있거나 가볍게 걸으면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베개 선택도 중요한데 높은 베개는 피하고, 베개가 목의 커브를 잘 지지해 주어야 한다. 누웠을 때 목이 위나 아래로 꺾이지 않도록 몸과 수평이 되어야 한다. 때로는 수건을 말아 목 뒤에 받치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누웠을 때 목이 조금 뒤로 젖혀지는 느낌의 베개가 좋지만 본인에게 맞는 가장 편한 베개를 찾아야 한다.
김운성 원장은 “운전자라면 차량 내 백미러 각도를 조금 높게 맞추면 거울을 보려고 할 때마다 고개를 높여서 거북목 교정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