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바일 결제, 국제관광도시 부산이 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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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위주 결제는 외국인 최대 불만
결제 방식 다양화로 경쟁력 높여야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신용카드 중심인 국내 결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의 수수료 없는 QR 결제를 홍보하는 안내문. 부산일보DB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신용카드 중심인 국내 결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의 수수료 없는 QR 결제를 홍보하는 안내문. 부산일보DB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뒤 일상생활이 많이 회복되자 관광업계가 오랜 움츠림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가까이 억눌려온 여행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내국인 여행객은 물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에 머물면서 겪는 가장 불편한 점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고집하는 결제 방식을 꼽았다고 한다. 관광 진흥을 위해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특히 국내 유일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된 부산이 ‘관광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차원에서라도 국내 모바일 결제 환경 조성과 확산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BC카드 등 카드업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방한한 외국인은 96만 7000명에 그쳤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107만 4000명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들이 한국에서 불편을 느낀 불만 사항 1위로 결제 시스템을 지적했다는 데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바일을 활용한 결제에 익숙한 반면 국내에서는 거의 대부분 실물 카드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다. 정보통신 강국인 한국의 부끄러운 민낯이기도 하다. 이와 달리 요즘 미국과 유럽에서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 단말기 결제 서비스가, 중국과 동남아의 경우 QR 결제가 대세를 이뤄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를 쉽게 할 수 있는 실정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는 현금이나 카드의 도난과 분실을 염려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지불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카드 위주로 제한된 결제 환경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소비와 지출을 방해하고, 심지어 한국 여행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굴뚝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결제 방식의 다양화가 요구된다. 가능한 방안으로는 수수료 부담이 없는 장점을 가진 QR 결제의 확대나 보안성이 뛰어나고 사용하기도 간편한 NFC 단말기 보급을 위한 규제 완화가 있겠다.

국제관광도시이자 디지털 분야 신기술인 블록체인 특구를 가진 부산은 다양한 결제 방식의 도입이 더욱 절실하다. 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와 소비 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시가 육성 중인 해양관광, 의료관광, 마이스(MICE, 국제회의·대규모 보상 관광·전시·이벤트) 같은 연관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블록체인을 적용한 결제 서비스를 개발해 사업화한다면 지역 경제와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기여할 테다. 부산은 1990년대 후반 교통카드를 처음 도입해 전국에 보급한 바 있다. 부산 민관이 성공적인 경험을 잘 살려 지역의 모바일 결제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에 앞장서 도시 경쟁력을 높이며 경제 발전을 도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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