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흔들린 ‘불의 고리’… 인도네시아 강진, 최소 252명 사망
자바섬 서자바주서 규모 5.6
이재민 1만 3000여 명 달해
25명 건물에 매몰돼 수색 작업
주택 2272채 파손·병원도 피해
지난 21일(현지시간)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한 인도네시아에서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소 252명이 숨지고 이재민만 1만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솔로몬제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등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 국가에서 지진 피해가 잇따른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시 21분 자바섬 서자바주 치안주르에서 규모 5.6, 진원 깊이 10km의 지진이 발생했다. 75km가량 떨어진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로 강한 지진이었다. 첫 지진 후에는 2시간 동안 25건의 여진도 이어졌다.
당초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62명이라고 했으나, 서자바주 정부는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사망자가 252명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리드완 카밀 서자바 주지사는 사망자 중 상당수가 공립학교 학생으로 수업 도중 발생한 지진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부상자도 최소 300여 명에 달하고 건물 잔해에 매몰된 25명에 대한 추가 수색 작업도 이어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치안주르에 거주하는 교민 7명 등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진으로 서자바주 곳곳은 폐허가 됐다. 국가재난방지청 집계에 따르면 치안주르 내 주택 2272채가 파손됐으며 병원, 공공청사, 학교 등도 피해를 입었다. 치안주르 인근 보고르 등에서도 500채 이상 주택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에 취약한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많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다수의 지역에 전기가 끊기고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에 속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 1월에는 자바섬 동쪽 술라웨시섬 서부에 규모 6.2 지진이 나 100명 이상이 숨지고 6500명가량이 다쳤다. 2004년 12월에는 규모 9.1 대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쓰나미로 모두 22만 명이 숨지는 등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22일에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불의 고리에 속한 솔로몬제도에서 규모 7.0의 아찔한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후 1시 3분 솔로몬제도 말랑고 남서쪽 18km 지점에서 관측됐다. 지진 직후 진원지 반경 300km 이내 해안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인명 피해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정전과 통신 장애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