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초읽기’에 위기 경보 ‘주의’로 격상… 부산항 ‘초긴장’
BPA, 추가 장치장 마련 등 분주
환적화물은 ITT 개방 통해 대응
업계, 선박 스케줄 조정 등 대비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방침에 화물연대의 파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6월 물류대란을 겪은 바 있는 부산항이 다시 한번 바짝 긴장하고 있다.
22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국토교통부가 위기경보를 ‘관심’단계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운영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총괄반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비상수송 대책을 위한 총괄반은 각 항만, 터미널 운영사 등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위기경보가 ‘경계·심각단계’로 전환되면 사장이 주관하는 본부로 격상된다. BPA는 국토부의 위기경보 발령 수준에 따라 각각의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BPA 측은 추가 장치장 마련이나 신항 부두간 통로를 개방할 계획을 세우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6월 파업에서는 부산항의 부두와 부두를 연결하는 ITT(환적화물 부두 간 운송) 내부 연결도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환적화물을 빠르게 처리한 바 있다. 통상 환적화물의 경우 부두를 나와 다른 부두로 가기 위해선 게이트를 빠져나와 다시 부두의 게이트로 들어가야 한다. 환적화물이 많은 부산항의 특성상 화물 운송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지나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화물을 내릴 수도 실을 화물도 없는데 굳이 부산항에 들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BPA는 환적화물 문제를 ITT 개방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6월 파업에서는 노조원들이 게이트를 막으면서 출입할 수 없었고, BPA가 ITT를 개방해 환적화물이 원활히 처리될 수 있었다. BPA 관계자는 “장치율 상승이 부산항에서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다”며 “각 부두 운영사 등 관계기관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고, 추가 장치장 마련이나 부두 간 통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도 파업 소식을 접하고 선박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 선박 일정을 관리하는 포워딩 업계는 입항 일정을 조정하고, 미리 컨테이너 부두에 반입하는 등 긴장하고 있다. 한 포워딩 업계 관계자는 “파업은 24일로 예고돼 있는데 하루 전인 23일에도 장거리 운행은 배차가 어렵고 작업도 계속 밀리는 상황이다”며 “입항 일정도 조정하는 등 업계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대비에 들어간 걸로 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