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2020년 수준으로”… 정부 ‘공시가’ 손질 나섰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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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세부담 줄이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 마련
아파트, 72.7%→ 69.0% 낮춰
재산세 제도 개선안도 적용키로
공정시장가액비율 45% 이하로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계산할 때 2020년 현실화율을 적용하고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 이하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부동산 보유세는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전망이다. 이미지투데이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계산할 때 2020년 현실화율을 적용하고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 이하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부동산 보유세는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전망이다. 이미지투데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가 내년 부동산 보유세와 재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선다.

정부는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에 2020년 현실화율을 적용하고 재산세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 이하로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면, 내년 부동산 보유세는 2020년 수준으로 환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23일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과 ‘주택 재산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부동산은 시세가 있고 공시가격이 있다. 공시가격은 시세의 일정수준을 반영하는데 이것이 현실화율이다. 예를 들어 시세가 10억 원인 아파트가 있다면 현실화율이 70%라면 공시가격은 7억 원이다.

국토부는 2020년 11월에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하고 매년 현실화율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세 자체가 높아지자 공시가격도 급등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이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 부동산 침체 등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유세 마저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 국민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 산정시 적용될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아파트의 경우 본래대로라면 내년 현실화율이 72.7%인데 이번 수정계획에 따라 69.0%로 낮춰진다. 단독주택은 60.4%→53.6%로, 토지는 74.7%→65.5%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시세 10억 원 아파트는 본래대로라면 공시가격이 7억 2700만 원이 돼야 하는데 6억 9000만 원으로 조정되는 것이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한국부동산원에서 조사 중에 있으며 내년 3월까지 단독주택과 토지, 공동주택 등이 차례로 발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최근 공동주택 일부에서 나타나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간 역전 문제가 확대돼 공시가격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세인 재산세도 내년에 1주택자의 경우, 2020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 6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내려 재산세 부담을 올해 한시적으로 낮춘 바 있는데, 내년에는 이런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내년 4월에 발표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을 재산세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5억 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일 경우 과표는 5억 원에 60%를 곱한 3억 원이 된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7월 발표한 정부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공제금액을 11억→12억 원으로, 다주택자는 6억→9억 원으로 각각 올렸다. 아울러 다주택자의 세율도 0.5~2.7%로 낮췄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세금 부담을 관리할 필요성은 있으나 공시가격은 집값에 대해서만 쓰이는 행정지표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조사하고 관리하는 원칙은 지켜질 필요가 있다”며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이 번복되는 것은 다소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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