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전국철도노조… 잇단 파업 예고에 산업계 전반 ‘물류대란’ 근심
파업 장기화 땐 피해액 2조 넘을 듯
건설·유통·물류업계 큰 피해 예상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데 이어 전국철도노조까지 다음 달 초 파업을 예고하면서, 시멘트부터 유통,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서 ‘물류대란’으로 큰 피해가 예상된다.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현안 해결 어려움 등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예상 피해액이 6월 파업 당시 피해액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계는 벌써부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운송차량이 집단으로 운행을 멈추면 재료 공급 등에 차질이 생겨 시멘트 업계나 건설업계가 직접 타격을 받는다. 또한 일반 화물을 운반하는 유통업계나 물류업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버틸 수 있는 시한을 이틀 정도로 보고 있다. 파업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품·유통업계는 이번 파업이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월드컵 특수 실종'을 우려한다. 월드컵 기간에 각종 주류와 식음료 소비가 늘어나는데 물류차질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임시차량을 확보하거나 기존 물류업체와 다른 업체와 계약하는 등으로 수급 대책을 세웠다.
전자, 타이어, 자동차, 철강, 화학 등의 업계에서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확보난 등으로 생산라인을 계속 가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적재공간 컨테이너 확보 등의 노력을 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 업계는 공장에서 부산항 등 항구로 출하가 중단되는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는 차량 이송과 부품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협력업체에서 실시간으로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하는 방식으로 일부 부품만 납품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없는 구조다.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한창인 포스코는 생산에 대한 차질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에도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제품을 미리 반출하며 파업에 대비하면서도 장기화로 생산 차질까지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아닌 화물 차주들도 섭외 중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정부와 의사소통을 이어가는 등의 대비를 강화하고 나섰다.
무역협회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응해 23일 '수출물류 비상대책반' 운영을 개시했다. 화물연대 동향과 피해상황 모니터링, 피해 신고센터 운영 등 역할을 통해 무역업계의 수출입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