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힐링 섬 힐링 책방’… 제주 여행이 즐겁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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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 고봉선

‘힐링 섬’ 제주. 제주 사람들이 ‘육지것’이라 부르는 뭍 사람들이 이 섬을 여행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는 새로운 여행 방식도 있는데, 바로 마을책방 투어다.

〈책방길 따라 제주 한 바퀴〉는 제주 지역의 특별한 책방 30곳을 소개한 책이다. 제주 토박이 시인 고(故) 고봉선 씨가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에 연재했던 글을 엮어냈다. 책을 준비하던 저자는 올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책에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책방 이야기가 담겼다. 제주시 애월읍 ‘카페동경앤책방’의 김효진 씨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광팬이다. 하루키 책과 고양이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애월읍의 또 다른 책방 ‘주제넘은서점’의 책방지기 김문규 씨는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영감을 주는 책,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 큐레이팅 포인트다. 간혹 김 씨가 읽어주는 책 이야기를 듣고 감성 물꼬가 터져 울고 가는 손님도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어나더페이지’는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여성, 난민, 이주민, 장애, 차별과 관련한 ‘다양성’ 서가가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키라네책부엌’은 음식 이야기를 큐레이션 하는 책방이다.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손님에게 대접 받는 느낌을 주되, 관광객들이 사진만 찍고 가는 책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에서다.

이밖에 제주시 구좌읍 ‘제주풀무질’에 가면 영업부장 ‘광복이’를 만날 수 있다. 8월 15일에 만난 떠돌이 개를 책방지기들이 입양했다. 사진을 찍자고 하면 귀찮은 척 모델이 돼 준다. 책을 구매한 손님은 알아보기라도 하는지 더 예쁘게 앉아준다 하니, 사실인지 확인해 보자.

책에는 제주 서점 지도가 들어있어 책방 투어를 원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돼 준다. 고봉선 지음/제주의소리 엮음/담앤북스/480쪽/2만 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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