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빅딜’ 의혹, 정부·기업 향후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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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엑스포 바꿔 먹기 할 사안 아냐
정부·기업 유치 총력전 통해 진정성 보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방한으로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이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정 과제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공언했다. 앞서 빈 살만 방한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엑스포는 엑스포’라며 부산엑스포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빈 살만이 국내 대기업들과 수십조 원에 이르는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높아지자 엑스포 유치전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방한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된 ‘빅딜설’에 대해 “국정 과제인 부산엑스포를 다른 사업과 바꿔 먹는다는 발상이 가능한 일이냐”며 강하게 부인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역정에 가까울 정도로 반박한 사실을 전하며 국가의 명운을 걸고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은 진심이라고 전했다. 부산엑스포는 윤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부산을 찾아 유치위원회를 직접 주재하며 부산 시민들에게 공언한 사안이기도 하다. 박형준 시장도 빈 살만과 8대 그룹 총수 회동에서 엑스포 언급은 일절 없었다며 연계설을 일축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특별위원회’에서도 네옴시티와 엑스포 ‘빅딜설’이 이슈가 됐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정부가 중동 붐을 위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포기했다는 설의 진의를 물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동 인프라 건설은 엑스포와 별도로 국익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빅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국토부와 산업부도 연계설에 선을 그었다. 정부 측의 당연한 입장 표명이고 빅딜 같은 것은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이런 추측 자체가 엑스포 유치전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적극적 진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약속은 약속이고 실천은 실천이다. 정부와 기업은 앞으로 구체적 활동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빈 살만 방한 전후로 엑스포 유치 활동이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고 매진해야 한다. 당장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3차 PT가 예고돼 있다. 29일 진행될 부산 PT에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사로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엑스포를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라는 큰 틀에서 봐야하고 우리나라 브랜드가 달라지고 경제가 커질 절호의 기회라고 밝혀 온 만큼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대통령의 말대로 지역의 미래와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안을 바꿔 먹기 한다는 소리까지 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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