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출하 차질… 파업 장기화 땐 수조 원대 피해… 글로벌 선사 ‘부산항 패싱’ 우려
부산항·산업계 등 파장
1년에 2번 파업 물류 피해 눈덩이
시멘트업계 출하 안 돼 큰 타격
포항철강 산단, 제품 반입에 애로
환적화물 많은 부산항 타격 예상
부두 간 통로 있는 신항서 처리 가능
화물연대가 6월에 이어 24일 두 번째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부산항과 산업계 전반에 물류피해가 눈덩이처럼 발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8일 간의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석유화학, 시멘트 등 여러 업종에서 1조 6000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선 부품 반입 차질 등으로 인해 차량 총 54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철강 분야에선 육상 운송화물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제품 반출이 제한돼 총 45만 t(톤)의 출하에 차질을 빚었다. 석유화학 업종에선 5000억 원 가량의 제품 출하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멘트 업종도 주요 피해 분야로 꼽혔다.
만약 이번 화물연대의 총파업도 일주일 넘게 지속될 경우 1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년에 두 번의 파업으로 부산항과 산업계 전반에 3조 원 이상의 피해가 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6월 파업과 비교해 더 강도 높은 대응방침을 예고한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어지고 있어 그 피해액은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화물연대의 총파업 첫날, 벌써부터 산업계에 피해가 가시화 되고 있다.이날 포항철강산업단지 기업체는 제품 반입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월 태풍 ‘힌남노’로 공장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제품 출하량은 적은 편이다. 이에 제품보다는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에 어려움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24일부터 하루 출하하는 8000t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직접 타격을 받을 걸로 예상됐던 시멘트 업계에서는 이미 운송차량 운행 중단으로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파업이 여러날 계속되면 주요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완성차업계도 부품 수급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과 완성차 출고 지연 등 파업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전국 주요 항만에서도 컨테이너 반출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 파업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환적화물이 많은 부산항의 특성상 파업이 지속되면 화물 운송에 문제가 생기고,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지나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화물을 내릴 수도 싣을 화물도 없는데 굳이 부산항에 들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부산항 신항의 경우 부두간 통로가 있어서 환적화물을 처리할 수 있지만, 북항은 어려운 상황이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