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피의자 소환 조사 마무리”… 다음 수순은 참사 책임자 영장 청구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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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용산서장 등 조만간 신병 확보
용산서 기동대 요청 근거 못 찾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수사선상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일 입건됐다.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일 입건됐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번 주 안에 용산지역 경찰·소방서장과 구청장 등 주요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신병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에게 감찰을 받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역시 특수본의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28일 브리핑에서 “주요 피의자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 청구 범위를 검토할 것”이라며 “오늘 피의자 조사로 신병처리 결정에 필요한 조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므로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등 특수본 출범 직후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구속영장 대상이 가려질 전망이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최 서장, 류 전 과장 등을 이미 두 차례 불러 피의자 조사를 마쳤고, 박 구청장도 이날 재소환해 조사를 실시했다. 특수본은 이번 주 1차 신병처리가 마무리된 뒤에도 수사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을 추가로 신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핼러윈과 관련한 치안·경비 책임자로서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미 경찰청 특별감찰팀으로부터 감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본이 감찰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면서 김 청장이 본격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팀은 참사를 김 청장이 처음 인지·보고받은 시점과 참사 직후 대응, 핼러윈 축제에 앞서 용산서장 등으로부터 기동대 투입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특수본은 기동대 요청 공방과 관련해 이 전 용산서장이 상부에 경비 기동대 배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안전대책 차원에서 서울경찰청에 경비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다며 “김 청장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대비 경력이 부족해 안 된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의 진술 이외에 경비 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 진술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용산서의 기동대 요청 여부와 무관하게 서울지역 치안·경비 총괄 책임자인 김 청장이 경력 투입을 결정할 의무가 있었는지 관련 법리를 검토 중이다.

특수본은 또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정 모 전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 이 모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 등 실무자들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운영과 관련한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 소방청 관계자를 포함해 최소 1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특수본 관계자는 “다음 주에 추가 입건되는 피의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핼러윈 위험분석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과 관련해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을 이날 재소환했다.

특수본은 이들의 지시를 받고 보고서를 삭제한 용산경찰서 정보과 직원도 증거인멸 공범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소방청의 중앙통제단 문서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는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 옆 건물을 불법 증축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는 해밀톤호텔 이 모 대표이사도 이번 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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