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BNK 회장 선출 '퍼즐' 마지막 조각은 '낙하산’?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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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정치부 차장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드러날 때가 다가온다. 퍼즐은 BNK금융의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절차이며, 마지막 조각은 차기 회장 후보 1인이다.

2~3주가 지나면,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이 확정될 전망이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3차에 걸쳐 심사를 실시한다. 자진 사퇴한 김지완 전 회장을 이을 차기 회장 후보 1인이 이르면 내년 초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차기 회장을 놓고 하마평은 무성했지만, 실질적으로 유력한 인물은 현재 없다. 그동안 내부 인사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그러나 최근에 차기 회장 선출의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큰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도 오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BNK금융은 내부 승계를 원칙으로 내부 인사 중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외부 인사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수정하면서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퍼즐은 한층 복잡해졌다.

BNK금융이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변경한 배경에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직·간접적인 ‘외압’이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정치권은 국정감사에서 내부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BNK금융의 지배구조를 ‘폐쇄적’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김 전 회장의 자녀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곧바로 BNK금융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왜 정치권과 금감원이 차기 회장 선출을 몇 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의혹을 제기하고 현장검사에 나섰냐는 점이다. 김 전 회장은 대표적 참여정부 인사로 현 정권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따라서 오는 2024년 총선을 준비하고 지역 정치권 분위기를 재편하기 위해서라도 BNK금융 회장에 현 정권과 가까운 사람을 둘 것이라는 얘기가 예전부터 흘러나왔다.

다양한 의혹이 무성한 상황에서 최근 BNK금융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퍼즐이 정치적 ‘외압’에 의해 짜맞춰지고 있다는 의심을 기정사실화하는 조각이 나왔다. 바로 기획재정부 출신 외부 인사(모피아)들이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점이다.

현재까지 맞춰진 퍼즐을 감안하면, 지역에서는 외부 인사가 될 확률이 높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김 전 회장 자녀 의혹과 관련한 현장검사를 통해 김 전 회장의 손과 발을 모두 묶어 놨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을 보호하고,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이사회 멤버들도 제 살 길을 찾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퍼즐의 마지막 조각으로 드러난다면, 외압을 통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모피아 출신 인사들이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물론 이제 민간 기업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만약 모피아 출신 인사가 지역의 민간 금융기관인 BNK 수장에 오르는 일이 현실화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로 돌아온다. 지역 사회가 BNK금융의 ‘낙하산 인사’를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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