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증상 따라 영지·자하거 약침 치료, 스트레칭도 효과적
[톡! 한방] 손가락 관절염
‘관절염’이라고 하면 누구나 무릎을 먼저 떠올리는데, 그다음으로 많이 호소하는 것이 의외로 손가락 관절염이다. 나 혼자 특이하게 걸렸다고 고민할 일이 아닌, 흔한 병이라는 얘기다.
“이 손가락 마디에 뭐가 좀 튀어나왔고요. 여기를 누르면 아파요. 아침에 일어나면 좀 뻣뻣하다가 움직이고 있으면 서서히 풀립니다.” 이것이 손가락 관절염 환자들의 전형적인 대사다.
그다음으로 나오는 질문은 “류머티즘인가요?”이다. 이게 생각처럼 간단한 질문이 아니다. 손가락 관절염의 종류가 많지만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이고, 그다음으로 류머티즘 관절염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많이 써서 생기는 병이다. 그러니 일을 많이 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연골이 닳고 뼈와 인대가 약해져서 관절에 손상이 오고 붓고 아프다. 주로 손가락 끝마디에 잘 생기며, 관절이 붓고 튀어나오는 변형이 잘 온다. 손을 많이 쓰면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하면 덜해진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면역계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염증으로 붓고 아프고 미열이 나며 손목까지 붓기도 한다. 식욕부진, 피로, 쇠약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손가락 가운뎃마디에 잘 생기며, 관절 변형이 심하게 온다. 한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관절이 굳어 주먹을 쥐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딱 잘라서 진단하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검사와 증상,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진단한다. 평소에 손을 끝까지 천천히 폈다가, 천천히 주먹 쥐기를 반복하는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손가락 마디를 뽑듯이 잡아당기는 견인도 도움이 된다. 아픈 관절을 살살 만져 주는 것도 좋고, 하는 김에 손등 뼈 사이 근육에서 압통점을 찾아서 풀어 주면 더 좋다.
경락 약침에서는 증상에 따라 구분해서 치료한다. 관절의 염증이 뚜렷하면 영지 약침, 봉 약침 등 기제를 쓰고, 관절의 약해짐이 뚜렷하면 자하거 약침 등 윤제를 쓴다. 골간근이 있는 상팔사(혈자리)에 윤제를 써서 손가락 근육에 윤을 공급한다. 손목이 약하면 같이 치료한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 있는 수삼리(혈자리)에 윤제를 쓴다. 간혹 목뼈가 안 좋은 사람이 목뼈 치료 후 손가락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전신 질환이 의심되면 전신 치료를 해 줘야 좋은데, 특히 관격을 풀어 줘야 한다. 관격이란 명치가 막혀서 답답한 현상이다. 가슴에 화가 올라와서 답답하면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치료를 하고, 아랫배가 차가우면 배를 따뜻하게 하는 치료를 해서 전신을 조화롭게 해 준다.
김종혁 경락한의원 원장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