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질당한 ‘박형준표 예산’ 예결특위서 순항할까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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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심의… 미통과 땐 사업 차질
교육청 경제교육 예산 삭감도 관심

박형준 부산시장이 최근 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8기 첫 예산안을 밝히고 예산편성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선배 기자 ksun@ 박형준 부산시장이 최근 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선 8기 첫 예산안을 밝히고 예산편성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시의회 상임위에서 ‘급제동’이 걸린 박형준 부산시장의 핵심 사업들이 ‘예산 전쟁’ 최종 관문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에서 순항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최근 부산시 정무 기능에 ‘이상 신호’가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핵심 사업의 예산이 원안대로 예결특위를 통과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의회 예결특위는 1~7일 부산시가 제출한 내년도 본 예산안을 종합 심의한 후 8일 본회의에서 의결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초 15조 3480억 원 규모의 2023년 본 예산과 2022년 2회 추경예산 5640억 원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에 열리는 예결특위에서의 최대 관심사는 ‘15분 도시’ 등 박 시장의 핵심 사업 예산이다. 박 시장의 주요 사업들은 앞서 진행된 각 상임위 심사에서 크게 삭감된 만큼 예결특위에서 심사에서 조정되지 못하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2023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들락날락) 조성 지원 사업 예산 200억 원 중 30억 원을 사업성 미흡의 이유로 삭감했다. '들락날락'은 박형준 시장의 핵심 공약인 '15도 도시' 조성 사업의 일환이다.

건설교통위원회는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15분 생활권 정책공모 선정 사업 지원 예산 212억 8200만 원 중 30억 원을 잘랐다. 복지환경위원회도 예산안 계수조정에서 '찾아가는 건강의료 서비스 지원' 예산 35억 2000만 원 중 23억 2000만 원을 성과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깎았다.

박 시장의 주요 사업 예산이 삭감되자, 사업성 부족, 예산 신청 절차 무시 등 다양한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부산시 정무라인의 '소통 부재' 책임론이 시의회 내부에서 공공연히 나온다. 이들이 시의원을 대상으로 박 시장의 핵심 사업을 충분히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특히 박 시장이나 시의원 대다수가 같은 당이어서 정무라인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한 시의원은 “아무리 같은 당이라 하더라도 박 시장의 주요 공약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정무라인 여러 번 찾아와서 예산 확보의 필요성, 명분 등을 설명해 설득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절차가 없었다”며 “같은 당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공약의 구체적 내용이나 절실함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라면 시의회도 예산 손질에 신중하지 않았겠느냐”며 “정무직 공무원들이 의회와 소통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정무라인 관계자는 “사업을 제일 잘 알고 직접 실행하는 부서의 실국장이 책임지고 설명하는 게 맞다. 정무 라인은 실제 일하는 실국장과 시의원들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물 밑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특위는 시 예산안과 함께 5조 6654억 원 규모의 부산교육청 예산안도 함께 심사한다. 앞서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계수조정에서 하윤수 교육감의 주요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특히 부산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 체험프로그램 활동비지원 사업 예산 151억 4900만 원 중에서 98%인 148억 8500만 원을, ‘현장체험 학습비 지원‘ 예산 127억 3000만 원 중에서 60억 2700만 원을 각각 삭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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