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대성동고분 세계유산 내년 등재되나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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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결정 ‘우크라’ 사태로 연기
“모든 준비 완료” 내년 기대 높아
무산 땐 장기 표류 후폭풍 우려도


김해 대성동고분군 전경. 김해시 제공 김해 대성동고분군 전경. 김해시 제공

12년 간 공들여온 김해 대성동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내년 결실을 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월 19일 러시아 카쟌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최지 전쟁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후 일정이 잡히지 않아 장기표류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가 새 의장국으로 확정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하 추진단)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회의는 의장국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이달 중 관련 회의를 열고 정확한 일정과 개최지를 정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21년 1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낸 후 유네스코 자문기구 심사를 거쳤다. 같은 해 9~11월 현장실사까지 마쳤다”며 “계획대로면 이미 등재 여부가 결정됐어야 한다. 추진단은 현재 모든 행정절차를 끝내고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해 대성동고분군은 금관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이다. 순장을 통해 권력을 과시한 연맹 특성이 처음 드러난 곳이다. 출토품 덩이쇠는 가야가 제철을 기반으로 성장했음을 엿보게 한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고분군 연속유산이다. 김해 대성동고분군을 비롯해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두락리 고분군이 포함된다.

김해시는 2018년 경남·경북·전북 등과 함께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을 꾸리고, 2022년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목표로 분주하게 달려왔다. 추진단은 각 지자체 파견 공무원 4명과 연구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등재를 위한 노력이 본격 시작된 것은 2018년이지만 사실 2011년부터 밑 작업을 진행해왔다”면서 “과거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국가 품격을 높인다는 이유로 국내 유산 중 세계유산 등재 대상을 물색했고 경남에서는 고분군이 낙점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가 되면 홍보 효과가 크다. 삼국시대 때 고구려·백제·신라뿐만 아니라 가야도 존재했음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며 “한반도 하단에 있던 가야가 중국과 일본 열도를 잇고 고대 동아시아 문화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사실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김해 대성동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확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에 등재가 불발되면 향후 이 사업의 연속성도 불투명해진다.

추진단 관계자는 “등재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등재되면 추진단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안 되면 지자체가 추진단을 해산할지, 다시 꾸릴지, 사업을 중단할지 등을 다시 결정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관련 지자체들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사업비 약 70억 원을 투입했다. 우선은 내년 등재를 가정하고 2023년도 예산도 약 12억 원 편성해 놓았다.

추진단 관계자는 “이미 오랜 시간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 만큼 내년에 반드시 등재해 우리 유산을 알려야 한다”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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