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자산 10억 원이상 42만 명…8% 늘어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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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부자보고서…300억 원 이상은 9000명

현금 등 유동성 자산 비중 커져
주택 경기 냉각, 부동산 비중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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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지난해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8% 정도 늘어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부자의 자산 가운데 특히 현금 등 유동성 자산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진 반면, 주택 경기 냉각으로 거주용 등 부동산 비중은 줄었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 원이상인 '한국 부자'는 모두 42만 4000명, 전체 인구의 0.82%로 추정됐다.

부자 수가 2020년보다 8.0% 늘었지만, 증가율은 1년 전 10.9%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세가 꺾이면서 부자 수 증가 속도도 더뎌졌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883조 원으로 10.1% 증가했다. 역시 2020년 증가율(21.6%)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부자를 자산 규모별로 나눠보면, 부자의 90.7%(38만 5000명)가 '10억∼100억 원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300억 원미만'인 '고자산가'는 7.3%(3만 1000명), 30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2.0%(9000명)를 차지했다.

올해 기준 부자의 자산은 평균적으로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각 56.5%, 38.5%의 비율로 나뉘어있었다. 2021년(부동산 58.2%·금융 36.3%)과 비교해 부동산 비중이 줄었다.

더구나 일반 가구의 부동산, 금융자산의 비율(79.5%, 16.1%)과 비교해 부자들의 금융자산 비중은 2.4배에 이르렀다.

한국 부자의 자산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부동산(27.5%),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4.2%), 빌딩·상가(10.8%), 거주용 외 주택(10.8%), 예적금(9.5%), 주식·리츠·ETF(7.9%) 순이었다.

유동성 금융자산의 비중(12.6%→14.2%)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거주용 부동산 비중(29.1%→27.5%)은 줄었다.

연구소는 이런 비중 변화를 작년 하반기 이후 두드러진 주식·부동산 등 자산 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의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높은 수익률만큼 큰 손실도 감내할 수 있는 '적극투자형'과 '공격투자형'의 합은 올해 22.3%로 집계됐다. 지난해 27.5%보다 비중이 5.2%포인트(P)나 줄었다.

반대로 '안정형'과 '안정추구형'의 합은 46.6%에서 50.6%로 4%포인트 늘었는데, 그만큼 1년 새 부자들의 안정 지향적 투자 성향이 더 강해졌다는 뜻이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58.6%)은 "대부분의 금융상품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투자 지식수준이 높다"고 답했다. 투자 지식에 대한 자신감은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자들에게 지난해 투자 성과를 묻자, "수익을 냈다"고 답한 비율은 17.0%에 불과했다. 2020년(42.0%)보다 25%포인트나 낮아졌다.

반면 "손실을 봤다"는 비율은 5.8%에서 18.8%로 늘었다.

대체로 자산 규모가 클수록 수익 경험 비율도 높았다. 금융자산 50억 원 이상 부자 가운데 20.3%가 수익을 냈지만, 30억 원 미만 부자의 경우 17.3%에 그쳤다.

금융투자 상품별로 나눠보면, 채권이나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에서는 수익 경험 비율이 손실보다 각 3.2%포인트, 8.0%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주식과 펀드에서는 손실 경험 비율이 수익을 14.7%포인트, 6.7%포인트 웃돌았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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