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 땅 알아봐 달라”…공직 악용 투기 부부 공무원 ‘쇠고랑’
부부 각 3년6월·3년 선고, 땅은 몰수
개발TF팀서 업무 보며 확보한 정보
“공무의 공정·투명 훼손, 사안 무거워”
경남 밀양시 부부 공무원이 업무 중 알게 된 개발사업 정보를 악용해 땅투기를 했다가 실형을 받고 사들였던 땅은 몰수됐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맹준영 부장판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 아내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이 사들인 농지 2000여㎡는 몰수했다.
이들 부부는 2014년 말께 밀양시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OO리 쪽에 좋은 땅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지역을 특정해 매물을 요청했다.
이들은 2015년 1월 하순 해당 지역 농지 2069㎡를 1억여 원을 주고 샀다. 같은 해 2월 9일 B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이 땅은 ‘밀양 국제화 교육도시 특구 조성사업’ 등 계획에 있던 미촌 시유지 인근 부지다.
이보다 앞서 2014년 7월께 밀양시에서 장기 미해결 사업이던 미촌 시유지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TF팀이 꾸려졌다.
TF팀 보고서 내용은 ‘국도 24호선 다죽 램프에서 미촌 시유지까지 연결되는 교량과 도로 신설이 필요하다’ ‘미촌 시유지 외 그 인접 지역 약 10만 평 이상 추가 부지가 필요하다’ 등이다.
A씨는 이 보고서를 직접 만드는 등 TF팀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교량·도로 신설 △인접 부지 사업예정지 추가 △정보 공개시점 등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 같이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악용해 미촌 시유지 인근 농지를 아내 B씨 명의로 사들이는 수법으로 땅투기를 했다.
별건으로 2016년 4월에는 공무원이면서 스스로 농업경영을 하겠다는 허위 내용을 면사무소에 제출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 받았다. 이를 통해 밀양시 부북면 1679㎡의 땅을 사기도 했다.
재판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미촌 시유지 개발사업은 주변에 소문이 나 있거나 의견수렴 등을 위한 공고가 나 있던 상태로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맹 부장판사는 “공직자로서 직무를 처리하면서 알게 된 비밀을 사적인 이익을 취득하는 데 악용해 공무집행의 공정·투명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정면으로 저버린 것으로 그 사안이 대단히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