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배달 음식 특수’… 치킨 업체·편의점만 웃었다(종합)
치킨 프랜차이즈 3사 매출 급증
‘집관족’ 많아져 배달 음식 인기
편의점, 와인·양주 매출도 급증
분식집 등 다른 외식업체는 고전
‘배달 음식 특수’를 맞은 월드컵 기간 자영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다른 외식업체는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
4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한국-가나전이 열린 지난달 28일 매출은 전주와 비교해 150%, 전월 대비 160% 올랐다. 우루과이와 맞붙은 지난달 24일 매출도 각각 110%, 140% 증가했다. 한국-포르투갈전(3일 0시)이 열리기 직전인 2일 매출도 평소보다 크게 높았다. 타 치킨 프랜차이즈도 매출이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제너시스BBQ는 지난달 28일 매출이 10월 말과 비교해 220% 증가했다. bhc치킨도 지난달 28일 매출이 지난달과 비교해 297% 치솟았다.
앞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우루과이전 당시 배달 주문이 폭주하면서 혼선을 빚었다. 그래서 가나전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교촌치킨은 자사 앱에서의 배달 주문을 중단하고 배달앱을 통한 주문만 받았고, bhc치킨은 자사 앱 동시 접속자를 수용할 수 있는 서버를 최대 3배 늘렸다. BBQ도 자사앱 서버를 증설하고 서버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이처럼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있는 날마다 치킨프랜차이즈 3사의 매출은 급증했다. ‘월드컵은 치킨’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입증된 셈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야외 단체 관람보다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이 많아져 배달 음식이 더 많은 인기를 얻는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CU의 지난 2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맥주 매출은 월드컵 개막 전인 2주 전 대비 155% 증가했다. 와인은 124%, 양주는 121%, 소주는 120%, 막걸리는 110% 판매가 늘었다. 후라이드치킨(193.2%), 마른안주(161.3%), 냉장 즉석식(170.8%), 육가공류(114.9%) 등도 평소보다 2배 이상 팔렸다. 이마트24도 2주 전 대비 간편안주(92%), 와인(83%), 냉장·냉동안주(82%), 맥주(81%) 등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 이외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급감해 ‘월드컵 기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월드컵 기간 매출이 떨어졌다’는 글들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왔다.
분식집을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가나전이 있던 오후 4시 49분 기준 1건만 팔았고,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며 “축구를 좋아하지만, 생계에 큰 영향을 받으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달앱을 봐도 주문 순위 1위~10위가 모두 치킨 가게다. 옆 가게가 치킨집인데 지금도 손님들이 줄 서서 기다린다”고 토로했다. 수제버거 가게를 운영한다는 또다른 업주는 “월드컵 시작하고 장사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평소 하루 매출이 100만 원 정도인데, 반토막 났고 특히 저녁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다”고 하소연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