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넣어줄까” 어린 자녀들 학대 일삼은 아버지 벌금형
떠들었다며 늦은 새벽까지 자지 못하게 해
편식하면 “더러워서 같이 못 먹겠다” 폭언도
10대 자녀에게 “정신병원에 넣겠다” “더러워서 같이 밥 못 먹겠다” 등 폭언과 학대행위를 일삼은 4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정철희 판사는 6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13세, 12세, 9세 자녀를 둔 아버지이고, 아이들의 친모인 아내와는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의 13세 자녀가 휴대폰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게임중독으로 정신병원에 넣어줄까” “게임하는 친구 만나면 두들겨 팰 것이다” 등 폭언을 쏟아붓고 자녀의 뺨과 팔을 한 차례씩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지난해 1월 자녀에게 공부 방법을 지적하며 “공부하는 게 아주 건방지다. 네가 그렇게 똑똑하냐”고 소리치며 책을 던지기도 했다.
또 A 씨는 지난해 5월 5일 오후 10시 30분께 자녀들이 떠들어 잠에서 깼다는 이유로 “여기 혼자 사나. 너희들은 고통을 알아야 한다”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아이들이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자녀가 영어과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욕설과 폭언을 쏟아내며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자해하기도 했다. 아이가 편식을 한다는 이유로 “더러워서 같이 밥 못 먹겠다”고 폭언하며 정서적 학대행위를 가하기도 했다.
정 판사는 “아동학대 범행의 횟수와 정도,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