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부산’이 ‘부산행’보다 많아… “초기 창업기업 정착 지원해야”
비스텝 ‘부산 전출입 기업 분석 ’
3년 간 유출 1677, 유입 1592곳
경남·경기·서울 순 이전 많아
3년 미만 기업 유출 두드러져
2018~2020년 부산 기업의 전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부산을 나간 기업이 들어온 기업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유출된 기업이 대부분 수도권으로 간다는 편견과 달리 실제로는 경남으로 더 많이 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BISTEP)은 6일 ‘부산 전출입 기업의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2018~2020년 부산을 나간 기업이 1677개 사로, 부산으로 들어온 기업 1592개 사보다 더 많았다고 밝혔다. BISTEP이 한국평가데이터(KoData)에서 법원 등기자료를 바탕으로 기업 이전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부산 기업이 가장 많이 이전한 곳은 경남이었다. 이어 경기, 서울, 울산 순이었다. 경남의 경우 제조업, 지식서비스, 비기술 기반업종에서 모두 부산 유입기업보다 유출기업이 많았다. BISTEP 이우평 선임연구원은 “부산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양산과 김해가 발전하면서 서비스업이 유출된 요인이 있다”며 “제조업의 경우 고객사가 경남에 있는 경우가 많아 이전하거나, 본사를 부산에 두고 사업장을 경남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지역으로는 비기술 기반업종과 지식서비스업종이 순유출됐다. 서울은 주로 비기술기반업종이 순유출됐지만, 지식서비스업종은 부산 유입기업이 유출기업보다 더 많았다. 울산은 비기술 기반업종과 지식 서비스업이 순유출됐고, 제조업은 미세한 수준으로 순유입됐다.
부산 유출기업의 또 하나의 특징은 업력 3년 미만의 기업 유출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창업 7년 차까지 초기창업기업으로 분류되는데, 부산에서 창업했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부산을 떠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BISTEP 이 선임연구원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반대로 부산 유입기업 역시 0~3년 차 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다”면서 “결국 초기기업이 부산을 떠나지 않도록 안정기에 접어든 4~7년 차 기업을 대상으로 부산 정착을 돕는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부산 전출기업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전문직별 공사업, 종합건설업의 순전출(전입-전출)이 가장 많았다. 순전출된 제조업은 식료품 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약제품 제조업(의약품 제외), 고무제품 및 플라스틱 제조업 등 다양했다. 부산에서 순전출된 서비스업은 도매 및 상품중개업, 출판업, 부동산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으로 순전입된 산업을 살펴보면 협회 및 단체, 사회복지 서비스업,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등이었다. 이 중 4개 이상의 순전입을 기록한 업종은 지식서비스업 중 교육 서비스업(6개),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4개) 정도였다.
보고서는 재무데이터 효율성 분석을 통해 전입기업과 전출기업의 효율성 차이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조업 이탈에 상응할만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유입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BISTEP 이 선임연구원은 “부산 기업이 유출되지 않도록 배타적인 정책을 펴기보다는 국가나 글로벌 관점에서 부산의 산업적 역할을 설정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필요가 있다”며 “특히 초기 창업기업의 이전이 활발한 만큼 초기 창업기업의 이전을 창업 정책의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