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미이케 다카시 감독 “한국 제작사·배우 첫 협업…K콘텐츠 파워 알게 됐어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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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로 전 세계 시청자를 찾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로 전 세계 시청자를 찾는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코미디부터 호러·범죄물·시대극까지…. 100여 편이 넘는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온 일본의 ‘장르물 대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한국 작품으로 돌아왔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에서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한국 제작사, 배우들과 처음 협업해 낸 결과물이자 첫 OTT 도전작이라 더 의미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드라마는 불사(不死)의 몸을 가진 동수가 장기밀매 조직에게 납치당해 한쪽 눈을 빼앗긴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동수는 자신의 눈이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에게 이식됐다는 걸 알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미이케 감독은 “이번 작업을 하면서 K콘텐츠의 힘을 알게 됐다”며 “일본 현장보다 좀 여유로워서 순수하게 영상으로 풀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일본 장르물 대가, 한국 작품 참여

첫 OTT·웹툰 영상화 도전작

“원작 처음 봤을 땐 큰 충격”

“정해인, 안정감 있는 배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 속 정해인. 사진은 드라마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 속 정해인. 사진은 드라마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미이케 감독은 이번 작업을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영상화한 것도 처음인 데다 한국 제작사와 처음 협업했고, OTT 시리즈 연출도 처음이어서다. 감독은 “한국의 원작 웹툰을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장면을 자세하게 묘사하기보단 간단한 화면으로 되어 있어 여백에 다양한 부분을 추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상상력과 음악을 빈 부분에 채워가면서 작업했다”며 “미지의 세계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OTT 작품 특성상 시청자들이 주로 작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점도 고려했단다. 미이케 감독은 “대본과 영상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을 이전과 다르게 했다”며 “우선 대본은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PD 분들이 워낙 잘 해주셔서 걱정을 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화면적인 부분에선 신경을 좀 썼다”면서 “영상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평소보다 확대한 클로즈업 화면을 많이 썼다”고 했다. “요즘 세대는 휴대폰으로 영화도 즐기잖아요.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작은 화면에서 취득할 수 있다고 봤어요. 전반적으로는 시청자를 믿고 작업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 속 고경표. 사진은 드라마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 속 고경표. 사진은 드라마 스틸 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미이케 감독은 이번 작업을 한 뒤 한국 배우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극 중 동수를 연기한 정해인에 대해선 “안정감이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감독은 “처음에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고 ‘국민 남동생’ 느낌을 받았다”며 “넷플릭스 ‘D.P.’를 보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돼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사이코패스로 변신한 고경표에 대해선 이렇게 덧붙였다. “고경표 배우는 악마입니다. 그만큼 끌리는 매력이 있어요. 처음 만났을 때 30분 지각을 한 데다 체중이 불어서 왔는데 미워할 수 없더라고요. 상황을 웃으면서 넘기는 걸 보고 사이코패스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하하.”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를 연출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커넥트’를 연출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감독은 이 작품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다. 시리즈가 영화제 OTT 부문에 초청된 덕분이다. 미이케 감독은 “사람의 삶이라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느꼈다”며 “작품 초청은 받았지만, 한 번도 직접 와 본 적이 없는데 OTT 작품을 들고 영화제에 처음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영화 감독은 굉장히 재미있는 직업이에요.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과거의 작품들이 세계에 나와서 스스로 돌아다니죠. 그동안에는 한 걸음씩 움직였다면 이번 작품으로는 ‘점프’를 한 기분이에요. 이번 작품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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